[증권]"뭉치면 뜬다"…합병설에 은행주가 강세

  • 입력 2001년 11월 22일 18시 53분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온 은행 합병설로 22일 은행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은행 업종지수는 전날보다 0.85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합병설이 나온 하나은행과 조흥은행은 각각 2.72%와 3.30% 올랐다. 은행주가에서 ‘합병’만큼 강력한 모멘텀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증권사의 은행업종 애널리스트들도 합병이 은행주가의 지속적인 상승 재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하지만 ‘하나+제일’ ‘조흥+서울’ ‘외환+서울’ 등 개별 조합에 대해서는 다소 견해 차이를 보였다.

▽‘합병’은 은행주 상승의 견인차〓애널리스트들은 이제 은행 합병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시중은행들은 합병 국민은행의 등장에 긴장하고 있던 차에 합병 국민은행의 주가도 9일 상장 이후 8% 가까이 상승한 데 자극을 받고 있다는 것.

굿모닝증권의 권재민 수석연구원은 “은행들이 대부분의 부실을 턴 뒤 경기부진에 따른 리스크가 줄면서 은행업종의 테마는 대형화가 될 수밖에 없으며 상당 기간 테마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츠증권의 구경회 대리는 “은행 합병은 중장기적인 것이고 만약 ‘설’로만 끝날 경우 단기 상승했다가 급락할 수 있어 개인투자자는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나+제일’은 그런대로 봐줄 만〓21일 불거진 하나은행과 제일은행의 합병설에 대해 은행업종 애널리스트들은 평균 이상의 점수는 줬다.

LG증권 이준재 연구위원과 교보증권 성병수 책임연구원은 “하나은행은 소매금융이 취약해 예대마진이 가장 낮은 은행이다”며 “상대적으로 소매금융이 강한 제일은행과 합병할 경우 리테일뱅킹 분야가 강화될 것”이라고 긍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굿모닝증권의 권 수석연구원은 “하나은행으로서는 향후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현재 57조원 정도인 자산 규모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증권 백운 팀장과 대우증권 이종승 차장은 “제일은행 합병으로 소매금융이 강화되는 시너지 효과는 크지 않다”며 “합병해도 국민은행과 경쟁이 안되며 하나은행의 주주에 손실만 입힐 뿐”이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조흥과 서울, 외환과 서울은행 합병에 대해서는 시너지 효과가 없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하지만 이종승 차장은 “조흥은행은 예대마진이 가장 높아 우량은행과 합병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성병수 책임연구원은 “과거 부실은행들이 상당히 건전화된 상태여서 파트너를 고르는 것보다 빨리 합병을 성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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