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여자농구에는 슛터가 넘쳐나던 때가 있었다. 국제대회에서도 슛터들덕분에 좋은 성적을 올릴때가 많았고, 슛터들의 화력대결 덕분에 여자농구의 중흥기도 있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가드의 득점력이 높아졌고, 국내센터들이 밀려내려오면서, 슛터라는 의미가 예전과는 조금 달라졌다. 3점슛 잘 넣는 선수...
필자는 슛터라며는 슈팅가드와 스몰포드, 두 포지션에 걸친 선수들을 지칭한다는 것을 미리 말씀드리면서...
이제 곧 겨울리그가 개막하니, 작년 겨울리그를 기준으로 팀의 간판슛터라고 하는 (슈팅가드, 스몰포드)들의 기록을 토대로 안정적인 슛터를 찾아보기로 하겠다. 일단 기록을 내는 법은 다음과 같다. 우리가 학교다닐때 배웠던 표준편차라는 것을 이용하여, 수치를 낼 것이다.
편차 : 변량 - 평균
분산 : 편차의 제곱의 평균
표준편차 : 분산의 루트값
자, 이제 수치를 내어보자. 아, 표준편차라는 방법을 써서, 수치를 내려는 이유는 선수의 기복을 수치로 나타내려 함이다. 쉬운 예로 하루는 10점을 넣고, 하루는 30점을 넣은 선수가 있다고 하자. 이 선수의 평균득점은 20점이다. 또 한 선수는, 어제는 18점을 넣었고, 오늘은 22점을 넣었다. 이 선수 역시 평균 득점이 20점이지만, 전자에 비해서, 안정감이 있다고 볼수 있다. 필자가 말하는 '안정적인 슛터'란 기복없이 항상 자신의 몫을 해준다는 뜻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2001년 겨울리그 득점 기록을 토대로 각팀의 주전슛터들을 대상으로 수치를 낸 것임.>
김경희 [16.4] : 1066.4 => 106.64 => 10.33
이선형 [12.8] : 251.56 => 25.16 => 5.01
박정은 [16.1] : 488.9 => 48.89 => 6.99
변연하 [12.3] : 138.9 => 13.89 => 3.73
장선형 [10.8] : 247.6 => 24.76 => 4.98
이언주 [16.7] : 126.9 => 12.69 => 3.56
조혜진 [13.7] : 524.37 => 52.44 => 7.24
박순양 [9.6] : 164.4 => 16.44 => 4.05
박명애 [11.8] : 799.8 => 79.98 => 8.94
김영옥 [22.6] : 468.4 => 46.84 => 6.84
국민은행의 김경희와 현대의 박명애, 김영옥은 표준편차 수치가 크게나온것으로 보아, 기복이 심한 선수임을 알수 있다.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 T_T) 의외로 한빛의 조혜진도 표준편차가 7이 넘어감으로써, 노장답지 않게 기복이 심한 플레이를 보여주었음을 알수가 있다.
반대로 수치가 가장 적게 나온 신세계의 이언주나, 3점대를 유지한 삼성의 변연하, 또, 대외적으로 실책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신세계의 장선형도 괜찮은 수치를 나타내어주고 있다. (이 선수의 리바운드 가담능력을 포함시켰을땐 굉장히 안정적인 선수라고 볼수 있다.) 표준편차가 3이하면, 안정적인 슈터로, 3~5 정도면,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보고, 5가 넘어가면 기복이 심한 선수라고 보면 되겠다.
이것은 순전히 득점을 가지고만 비교한 기록이므로, 선수의 전체적인 능력을 가늠하는 잣대라고는 보기 어렵다. 김영옥은 득점에 있어서 비교적 기복이 심한것으로 나타났지만, 속공과 어시스트에 있어서 다른 선수들보다 나은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고, 박순양은 평균득점은 낮지만, 수비로서 상대방 슛터를 철벽수비한다. 또, 장선형, 조혜진, 박정은등은 슛터임에도 불구하고, 왠만한 센터만큼의 리바운드를 잡아줌으로써, 자신의 능력을 배가시킨다.
그날그날의 컨디션에 따라서, 슛터가 골을 많이 넣을수도 있고, 적게 넣을수도 있지만, 팀플레이를 하기 위해서는, 팀의 간판 슛터라면 기복없는 득점을 넣어줘야 한다. 슛터에겐 리바운드 능력이나, 어시스트 능력보다는 only 득점이 최고다. (우리나라 구단 관계자들이 원하는 바는 말이다...) 그러므로, 슛터들이여, 골을 넣자!
위의 수치는 2001년 겨울리그를 토대로한 수치를 내었지만, 약간의 주관적인 생각이 들어갔음을 밝힙니다.
민희정/bungaeya@hanmail.net
(제공:http://www.jumpbal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