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北京)에서 중국청년여행사 지점을 운영하는 왕리(王麗.34)경리는 “월드컵 경기 입장권을 어떻게 구하느냐는 문의전화가 하루에도 수십통씩 날아들고 있다”며 “일본에 비해 한국으로 가는 비용이 싸기 때문에 축구팬들이 더욱 극성을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에게도 입장권을 구해달라는 부탁이 쏟아지고 있다. 베이징 주재 삼성그룹 중국본사의 한 관계자는 “바이어들과 거래 기업들에서 표를 구해달라는 부탁이 줄을 잇고 있다”며 “이들의 요청대로 모두 표를 구해줄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수는 지난 10월말 현재 41만여명. 내년에는 올해보다 30% 더 늘어날 전망이다. 최재근(崔在根) 한국관광공사 베이징 지사장은 “내년에는 월드컵이 열리는 6월 중국 관광객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 기간 약 10만명의 중국 응원단과 관광객들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월드컵때부터 적용되는 FIFA 규정에 따르면 한국에서 열리는 전체 경기 입장권 티켓수는 150만장 내외. 이중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은 74만여장을 구입할 수 있다. FIFA는 지난 프랑스 월드컵때는 여행사들을 통해 입장권을 일괄 판매했으나 일부 여행사들이 프리미엄을 붙여 표를 되파는 등 부작용이 일어나 내년 한국-일본 월드컵부터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 FIFA 홈페이지(FIFA.worldcup.com)를 통해 티켓 구입 양식을 배포, 우편이나 팩스 또는 이메일로 신청을 받기로 한 것.
이때문에 중국팀의 경기가 한국에서 열리기로 결정된 후 이 홈페이지도 중국 축구팬들로 붐비고 있다.
중국에서 일고 있는 이같은 열풍은 한국으로 건너가 불법체류하며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도 많이 있어 큰 후유증이 예상되고 있다.
베이징과 선양(瀋陽)에서는 이미 월드컵 입장권 티켓 한장이 한국 입국 사증 한장 이라는 말이 퍼져 있으며, 이때문에 주중영사관으로 티켓 구입을 문의하는 전화도 빗발치고 있다.
베이징영사관의 한 관계자는 “내년에 월드컵 참관을 위해 한국에 간다고 하면 사증을 내주지 않을 수 없지 않겠느냐”며 “진위를 가릴 수 있는 뾰족한 대책이 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이종환 특파원>li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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