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女유도 유망주의 진로 선택

  • 입력 2001년 12월 5일 18시 28분


‘형사와 체육교사?’

한국여자유도의 유망주 백설희(18·서울체고)가 최근 서울대 수시모집에서 체육교육과 합격통보를 받았다. 백설희의 서울대행은 사실상 선수의 꿈을 접었다는 의미로 백설희에게 여자유도의 희망을 찾았던 국내 유도계는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됐다.

서울체고 선배로 96애틀랜타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조민선의 뒤를 이을 기대주로 각광받았던 백설희의 어릴 적 꿈은 멋진 여자형사가 되는 것. 안양 관양초등학교 2년때부터 유도를 시작한 백설희는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3위에 오를 때까지만 해도 대학 때까지 선수로 뛴 뒤 여자형사가 되겠다는 꿈을 버리지 않았다.

하지만 백설희는 대학 진학을 앞둔 올해 초부터 선배 여자선수들이 은퇴 뒤 제대로 된 직업도 구하지 못하는 현실을 보고 진로에 대해 심각한 고민에 빠졌고 최종 선택을 유보한 채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기 시작했다. 올 추계중고연맹전과 전국체전(여고부)에서 연속 정상에 오른 백설희가 대회 출전때도 책을 놓지 않았던 것도 이 때문.

그러나 백설희는 내신 1등급으로 수능시험에서도 중위권 이상의 성적이 나오자 체육교사로 마음을 정하고 선수의 꿈을 미련없이 버렸다.

일찍부터 백설희의 재능을 아낀 김도준 용인대 교수(국가대표 여자감독)는 “백설희는 머리가 좋고 좌우기술에 모두 능숙한 재목”이라며 “대학에 진학해서도 운동을 계속할 수 있게 설득할 것”이라고 미련을 버리지 않았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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