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나라에서 정권을 잡은 사람들은 개혁을 주창한다. 김대중 정부도 출범 당시 개혁을 역설했지만 임기 1년여를 남긴 지금, 개혁이 실패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기득권층의 저항 때문에 개혁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마스터플랜도 없는데다 원칙없는 추진으로 개혁이 실패했다는 지적도 많다.
뉴질랜드의 재무장관으로 1980년대말 개혁정책을 주도했던 저자는 이 책에서 경험을 바탕으로 현실적인 개혁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의료서비스 시스템은 국민 누구나 예기치 않은 중대한 질병에 따른 의료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보험 상품과 추가적인 의료 서비스 비용을 스스로 비교 선택할 수 있게 하고 보험료를 부담할 수 없는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
교육제도는 학부모와 학생의 선택권을 존중하는 수요자 중심으로 바꿔야 경쟁과 기회의 공존을 통해 물흐르는 듯한 개혁이 가능하다는 것.
저자는 이와함께 개혁을 성공시키기 위한 원칙으로 양질의 인적 자원 확보, 빠른 속도의 개혁 추진, 일관성과 국민 신뢰를 통한 자신감 확보, 민간부문의 참여 유도, 정부는 불안감을 노출하지 말 것, 대중에 대한 과소평가 금지, 빅뱅식의 개혁정책 추진 등을 제시하고 있다. 옮긴이는 국회정책연구위원으로 중앙대에서 행정학을 강의하고 있다. 원제 Unfinished Business(1993).
<김차수기자>kim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