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과 정경화’하면 낯설지 않다. 올초 EMI사가 내놓은 ‘세인트 루크 체임버 오케스트라’ 반주의 ‘사계절’에서 그는 지극히 아늑하고 푸근한 사계를 표현했다. ‘소리를 중시하는 현대의 경향에 비해 멜로디가 넘치는 비발디의 사계절을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그는 말했었다.
“유학중 한국의 시골이 그렇게 그리울 수 없었어요. 겨울엔 손발이 얼고 여름은 장마에다 무척 더웠지만…. 이 곡을 처음 공부할 때부터 악장마다 고국의 사계절을 떠올렸죠.”
1997년 3월에도 그는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사계절’ 콘서트를 선보였다. 그가 한국인 음악가들로 직접 조직한 실내악단과 함께였다. 자유로운 노래를 곁들인 낭만적인 사계절이었지만, 방약무인하지 않고 느긋한 즐거움이 깃들어 있었다.
이번 콘서트의 반주악단이 ‘세종 솔로이스츠’라는 점은 더욱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줄리어드 음대 강효 교수의 주도로 95년 창단된 ‘세종 솔로이스츠’는 한국인 2세를 중심으로 9개국 출신 젊은 현악 명인들이 모인 실내악단. 세계 굴지 매니지먼트사인 ICM 전속으로 전세계에서 100회가 넘는 연주회를 통해 정교한 앙상블을 인정받고 있다.
콘서트에서는 바흐의 파르티타 d단조, 제미니아니 ‘콘체르토 그로소’ 1번도 ‘사계절’에 앞서 연주된다. 3만∼10만원. 02-518-7343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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