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분양권 "거래 줄고 시세 올라"

  • 입력 2001년 12월 13일 19시 45분


'파크뷰'의 청약현장 모습.
'파크뷰'의 청약현장 모습.
국세청이 6일 ‘분양권 거래에 대한 세무조사 강화’ 방침을 밝힌 뒤 분양권 거래는 큰 폭으로 줄었으나 호가를 중심으로 한 시세는 오히려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인터넷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www.DrApt.com)가 12일을 기준으로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지역의 아파트 분양권 2045개 평형을 대상으로 2주전 시세와 비교 조사한 결과 전체 평균 0.2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오름폭은 10월과 11월의 한 달 평균 상승률인 0.15%보다도 높은 것이다.

반면 분양권 거래는 눈에 띄게 줄었다. 시세에 맞게 팔아달라고 내놓았던 매물들이 대거 회수되고 매수 문의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현대공인 정열 사장은 “분양권 시세가 오른 것은 매물이 줄어들면서 정상적인 거래가격이 형성되지 않고 있는데다 간혹 거래가 이뤄지는 매물은 세금 부담분을 반영해 가격을 높인 물건이 거래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즉 국세청 세무조사가 분양권 매물의 호가를 높이고 파는 사람이 내야 할 양도소득세를 분양권 구입자가 떠안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것.

지역별 동향을 보면 서울은 조사기간에 평균 0.2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징적인 것은 국세청 조사의 주요 대상지로 거론되고 있는 강남구가 -0.02%로 거의 제자리 걸음인 반면 관악(0.96%) 성동(0.86%) 양천구(0.58%) 영등포(0.51%) 등 상대적으로 비인기지역이었던 곳은 평균을 훨씬 웃도는 상승세를 보였다.

평균 0.23% 오른 수도권지역(서울 제외)에서는 군포(1.36%) 의왕(1.25%) 안산(1.15%) 광명시(1.12%)가 각각 1% 이상 오르는 폭등세를 보였다. 이 밖에 남양주(0.41%) 수원시(0.23%) 등지에서도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닥터아파트 곽창석 이사는 “수도권은 서울과는 달리 실수요자 위주로 꾸준히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프리미엄(웃돈)이 많이 붙지 않은 상태여서 국세청의 세무조사 방침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시장동향에 대해서도 실수요자 위주로 분양권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시세가 폭락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올 한 해 동안 줄곧 과열기미를 보였던 신규 분양시장과 신규 분양 물건의 분양권 거래시장은 적잖은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인터넷 부동산업체 ‘부동산 114’의 김희선 상무는 “분양권은 아파트입주가 가까워질수록 시세가 오르는 경향이 있으며 최근 가격이 오른 곳은 대부분 그런 물건”이라고 말한 뒤 “다만 국세청 발표 이후 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 떴다방(이동중개업자)의 자취가 사라질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친 만큼 신규 분양된 아파트 분양권 거래 시장은 침체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최근 2년간 수도권 지역 아파트 분양권 시세 동향
지역변동률(%)지역변동률(%)
◇서울
강남-0.02마포0.14
강동0.07서대문0.00
강북0.00서초0.10
강서0.07성동0.86
관악0.96성북0.12
광진0.00송파0.13
구로0.31양천0.58
금천0.06영등포0.51
노원0.21용산0.77
도봉0.16은평0.23
동대문0.22종로-0.07
동작0.15중랑-0.02
◇경기
고양0.08시흥0.00
광명1.12안산1.15
광주0.81안양0.95
구리0.00용인0.04
군포1.36의왕1.25
김포-0.05의정부0.03
남양주0.41파주0.25
부천0.06평택0.00
성남0.03하남0.00
11월28일 대비 12월12일 현재가격의 변동률 기준.
(자료:닥터아파트 www.drap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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