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세월을 덧칠한 채색의 숨결…20세기 작품 한눈에

  • 입력 2001년 12월 16일 18시 31분


박래현 '정물' 1960년작. 27X48cm
박래현 '정물' 1960년작. 27X48cm
고구려 고분 벽화부터 고려 불화, 조선 민화 무속화로 이어져온 한국의 채색화. 수묵화와 더불어 채색화는 한국 미술의 두 축이었다.

그 채색화가 20세기 들어 어떻게 흘러왔는 지를 한 눈에 조망하는 전시회가 열린다. 내년 1월27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채색의 숨결-그 아름다움과 힘’.

박생광(1904∼85) 박래현(1920∼76) 천경자(77) 이화자(58) 정종미(44) 김선두(43) 등 6인의 작품 50여점을 전시한다. 가나아트가 작가 선정에서 가장 초점을 맞춘 것은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적 감각과 시대 정신을 구현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 가나아트는 이들 6인이야말로 이에 걸맞는 20세기 대표적 채색화가라고 판단한 것이다.

박생광은 20세기 한국 채색화에 있어 단연 돋보이는 작가다. 그는 특히 20세기 들어 소외되기 시작한 채색화를 20세기 중반 한국 미술사에 당당히 복권시킨 인물. 서민들의 삶과 역사를 강렬한 색채로 표현한 작품을 주로 남겼다. 이번 전시에선 그의 20여점을 별도 공간에 전시함으로써 박생광의 미술사적 의미를 부각시킨다.

박래현은 추상적인 한국 채색화를 정착시켰고 천경자는 전통 채색화 양식에서 과감히 탈피해 감각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로 현대 채색화에서 또다른 일가를 이뤘다.

김선두 '행(行)' 2001년작. 150X120cm

6인중 박생광 박래현 천경자는 이미 작품 활동이 마무리된 작가들. 반면 이화자 정종미 김선두는 한창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들이다. 이화자는 한국 불교 미학의 전통을 현대적 감각으로 새롭게 풀어냈다. 정종미와 김선두는 채색화에 있어 재료와 기법의 문제에 깊이 고민하면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는 작가다.

박래현의 차분한 색조와 박생광 천경자 이화자의 현란하리만큼 화사한 색조, 그리고 색동무늬같은 원색과 힘찬 묵선의 조화가 돋보이는 김선두 그림 등 6인의 미술을 서로 비교 감상할 수 있다는 것도 이 전시의 매력. 02-3217-0233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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