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대통령경호실에 따르면 윤씨는 지난해 1월24일 벤처기업인 간담회와 5월15일 니카라과 대통령 만찬에 참석해 김 대통령과 인사를 나눴다. 벤처기업인 간담회는 서울 포스코 빌딩, 니카라과 대통령 만찬은 청와대에서 열렸다.
윤씨는 행사가 끝난 뒤 김 대통령과 악수를 했고 이 장면을 찍은 사진이 윤씨가 대주주로 있는 ‘패스21’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실려 있다. 그러나 ‘패스21’은 이 사실이 알려지자 최근 홈페이지에서 이 사진을 삭제했다.
한나라당은 두 가지 문제점을 제기했다. 하나는 윤씨가 수지 김의 살인범이라는 사실을 국가정보원이 알고 있었는데 어떻게 청와대가 윤씨의 대통령 접견을 허용할 수 있었느냐는 것.
또 하나는 작년에 열린 ‘패스21’의 기술 시연회에 한나라당의 일부 의원들이 참석했다는 이유로 민주당이 한나라당의 윤씨 비호 의혹을 제기했는데 이런 논리대로라면 윤씨가 김 대통령을 만난 것으로 드러났으니 청와대야말로 윤씨의 후원자가 아니냐는 것이다.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은 성명에서 “윤씨가 김 대통령을 만났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청와대는 처음에 ‘1월에는 윤씨의 동생이 참석했고 5월에는 윤씨 회사에서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고 하더니 윤씨가 김 대통령에게 인사하는 사진이 공개되자 뒤늦게 이를 시인했다”며 “청와대와 국정원은 거짓말을 한 이유와 윤씨를 조직적으로 감싸준 까닭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청와대측은 “대통령 행사 참석자는 행사를 주최한 관계부처에서 선정하고 청와대는 경호실에서 이들의 신원을 전산조회만 한다”며 “윤씨의 경우 간단한 전과만 나와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청와대측은 또 “윤씨가 살인범임을 알고 있었던 사람은 국정원의 극소수 간부들뿐이어서 설사 국정원 실무자들이 신원조회를 했다고 해도 이를 알 수 없었을 것”이라며 “윤씨가 대통령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했던 것도 실무자들이 정확한 내용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개인적으로 말한 것이지 고의적으로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오홍근(吳弘根)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은 “윤씨가 청와대에 들어온 사실 여부는 다툴 일이 아닌 것 같다”며 “만약 윤씨가 살인범인 줄 알았다면 해당 부처에서 그를 행사 참석 대상에 포함시켰겠느냐”고 반문했다.
민주당 장전형(張全亨) 수석부대변인도 “당에서 이렇다, 저렇다 논평할 사항이 아니지만 윤씨가 벤처기업인의 대표로 청와대 행사에 참석했는지 여부가 윤씨 로비 사건의 본질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 중진 L의원이 윤씨 회사를 위해 국회에서 세미나까지 열었고 S의원은 윤씨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한나라당과 윤씨간의 커넥션부터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승모·김정훈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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