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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희망에 부푼 유럽12개국 |
유럽 내에는 낙관론이 지배적이다. 99년부터 금융기관 장부상에서 유로화를 사용했으며 자국 화폐와 유로화에 고정환율을 적용, 사실상 단일통화 시스템으로 운영돼온 만큼 실제 화폐가 도입된다 해도 경제에 미칠 파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게다가 유로화 통용은 환전비용과 환리스크 감소에 따른 교역증가와 기업들의 비용 절감 및 투자여건 개선을 촉진, 경제성장이라는 보너스까지 줄 것이란 게 유럽 전문가들의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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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은 하나” 유로시대]美 “달러시대 계속” 느긋 |
유로화 통화 당국인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화가 ‘만질 수 있는 돈’이 되면서 국제 금융시장에서 유로화의 신뢰도가 올라가 유로화가 달러화에 대항할 수 있는 기축통화의 위치로 올라설 것이라고 자신한다.
‘유로랜드’(유로화 사용 12개국) 인구는 3억명. 2004년 중 동부 유럽 10개국이 EU에 가입하면 총 5억명이 유로화를 쓰게 된다.
유로화 도입 일지 1995년 12월 EU, 유로화를 공식 단일통화로 지정 1998년 6월1일 유럽중앙은행(ECB) 설립 1999년 1월5일 유로화 발행, 환율 1.19달러로 출발 〃 12월3일 유로화 환율, 1달러 이하로 추락 2000년 9월25일 G7(서방선진7개국), 유로화 방어 결의 〃 9월29일 덴마크, 국민투표에서 유로화 채택 부결 2001년 1월1일 그리스, 유로화 채택 2002년 1월1일 유럽 12개국, 자국통화를 유로화로 대체
2000년 유로랜드의 수출물량은 세계 수출의 17.7%를 차지, 14.7%의 미국을 앞질렀다. 호르스트 쾰러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최근 “유럽의 경제적 잠재력을 볼 때 조만간 기축통화로서 유로화의 역할은 증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관론도 없지 않다. 경제구조가 확연히 다른 독일 같은 공업국과 스페인 같은 농업국이 같은 돈을 사용하는 게 결국은 탈이 날 것이란 얘기도 있다. 유로랜드 내 각국 정부가 통화주권을 경제성장과 고용유지 수단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점, ECB가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처럼 경기부침에 따라 발빠르게 대응할 수 없다는 것도 여러 국가들이 단일 통화를 사용하는 데 따른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EU 15개 회원국 가운데 영국 덴마크 스웨덴 등 3개국이 유로화 체제에 가입하지 않은 것도 유로화의 태생적 한계. 하지만 유로화 실험이 실패할 경우 이에 따른 파장이 너무 크기 때문인지 유럽 내에서 실패를 말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유로화 뒤에는 유로랜드라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경제가 버티고 있다”며 성공을 자신했다. 그의 장담대로 유로화가 달러에 맞서는 기축통화로 자리매김돼 미국에 상처받아온 유럽인의 자존심을 회복시켜 줄지 지켜볼 일이다.
<파리〓박제균특파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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