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박찬호의 신년야망

  • 입력 2001년 12월 31일 13시 42분


1994년 4월 마이너리거로 미국 텍사스 땅을 밟았을 때 연봉이 고작 1만5000달러에 불과했던 박찬호(29). 8년만인 2002년 그는 평균 연봉 1420만달러의 메이저리그 특급대우로 텍사스 레인저스의 최고연봉 투수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박찬호에게는 아직도 남아 있는 목표가 있다. 바로 팀과 자신이 1인자의 자리에 오르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그는 ‘넘버 2’였다. LA 다저스 시절 케빈 브라운에게 밀려 제2선발에 만족해야 했고 다승, 탈삼진 등 개인기록부문에서도 1위에 오른 적이 없다. 박찬호의 능력에 대해 메이저리그 전문가들이 ‘반신반의’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 소속팀 역시 전력이 약해 월드시리즈 우승은 꿈도 꾸지 못했다.

2002시즌은 A급에서 특급투수의 반열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시험대. 유니폼도 새로 갈아입었고 리그도 아메리칸리그로 바뀌었다. 마침 텍사스는 진정한 에이스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팀이다. 당장 4월5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개막전부터 1선발로 투입이 예상되는 박찬호는 에이스다운 활약을 보여줘야 한다.

텍사스는 올해 약점이던 투수력 보강을 위해 총력을 다했다. 박찬호를 비롯한 선발진과 마무리진이 지난해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 막강한 공격력과 두꺼워진 마운드를 앞세워 충분히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려볼 만한 팀이다.

박찬호의 활약 여하에 따라 개인성적과 팀성적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 팬들이 원하는 20승을 달성한다면 메이저리그 진출 후 대망의 100승까지 채우게 된다. 박찬호는 “20승은 언젠가 꼭 도달해야 할 승수지만 우선 팀에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를 끼워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새해 포부를 밝혔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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