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전망]아르헨위기-위안화 절하 겹치면 최악

  • 입력 2001년 12월 31일 16시 58분


《새해 세계경제에는 긍정적 요소보다 불확실한 부정적 요소가 많다. 작년 말부터 이슈로 등장한 아르헨티나 위기와 엔-달러 환율이 새해 1·4분기의 세계경제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적극적으로 나서 아르헨티나 위기를 단기에 해결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장기화되면 1년 내내 세계경제를 짓누를 것으로 전망된다. 아르헨티나의 대외채무가 1320억달러나 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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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30엔선에서 머무른다면 일본 경제가 어느 정도 살아나고 세계경제에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140엔대로 오를 경우엔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고 한국과 대만 태국 등 아시아 국가들도 자국 통화를 잇달아 절하할 것으로 예상돼 ‘환율전쟁’이 일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통화절하 경쟁과 아르헨티나 위기가 겹칠 경우 세계경제는 한차례 몸살을 앓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추가테러에 대한 불안감도 가시지 않고 있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으로 탈레반 정권이 무너지고 ‘9·11테러’를 일으킨 것으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도 축출됐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 다시 테러가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도 끊이지 않고 인도와 파키스탄의 국경문제도 핫이슈로 남아 있다.

다만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어려운 세계경제에 숨통을 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IMF는 국제 유가가 작년에 11.4% 떨어진 데 이어 새해에도 16.0%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원자재 가격도 작년에 5.1% 하락한 뒤 올해는 1.7% 상승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유로화가 새해부터 통용됨에 따라 유럽 경제가 활기를 띨 것이라는 전망도 긍정적 요소다. 유로화는 99년 1월에 등장했지만 그동안 계산단위로만 쓰여 유럽 단일통화라는 역할과 효과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하지만 새해 1월1일부터는 유로 지폐와 동전이 쓰여지고 3월1일부터는 독일의 마르크화나 프랑스의 프랑화를 쓰지 못하고 유로화만 통용된다. 유로화가 단일통화로 통용되면 유럽경제는 2010년까지 3%이상 더 성장할 것으로 IMF는 분석하고 있다. 다만 유럽 경제 침체가 일본이나 미국보다 늦게 시작된 만큼 회복도 늦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IMF는 작년 12월19일 유로지역 경제가 새해에 1.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달 전에 제시한 1.6%보다낮은수준이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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