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조동성 교수(경영대학장)는 2일 산업정책연구원의 의뢰를 받아 작성한 ‘21세기 한국의 국가경쟁력’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우선 “경제의 정치적 이용이 근절되고 은행이 수익산업으로 자리를 잡는 한편 시장 메커니즘에 의해 자율적으로 기업경영의 투명성이 확보되면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24위에서 22위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근로의욕이 진작되고 노동관련 법규가 현실화돼 노사분규가 사라지면 22위에서 19위, 외국인 투자가 늘고 투자재원이 각종 지원산업에 집중되면 19위에서 15위, 여기에 기업가와 전문가들이 최선의 역량을 발휘하면 중기적으로 11위까지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교수는 또 “중기적 과제가 긍정적으로 해결돼 상승작용을 일으키면 장기적으로 세계 3위까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면서 “현 시점에서는 경제의 정치적 이용을 근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동연구자인 서울대 문휘창 교수(국제지역원)는 “한국은 지금까지 일본식 생산능률 향상 전략을 고수해왔으나 노동생산성은 중국에 밀리고 품질은 일본과 대만에 밀리는 ‘넛 크래커’현상에 빠져 있다”면서 “경쟁전략의 부재가 가장 큰 문제인 만큼 경쟁력 강화방향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 교수는 “생산성만을 중시하는 전략은 모방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력 약화를 초래한다”면서 “일본식 전략을 지속해 중국과 경쟁을 계속한다면 한국의 경쟁력은 세계 41위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계했다.
박중현기자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