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끌이 장세’가 펼쳐질 때 늘 앞쪽에서 먼저 이끌었던 외국인의 경우 사자 분위기가 당분간 계속되리라는 점에는 전문가들 사이에 큰 이견이 없다. 대우증권 이종우 수석연구위원은 “외국인들은 여전히 한국의 주가가 싸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정보기술(IT) 경기가 회복될 경우 한국기업들의 주가 회복이 상대적으로 빠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경기 회복기를 앞둔 현 상황에서 주식을 내다 팔 이유가 없다는 것.
‘쌍끌이 장세’의 한 축을 맡아줘야 할 기관투자가의 움직임도 최근 매매 동향을 볼 때 일단 고무적이다. 프로그램 매수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긴 하지만 기관투자가는 3일에도 667억원어치 주식을 더 순매수해 지난해 12월27일부터 4일째 순매수를 이어갔다. 4일 동안의 순매수액은 모두 5960억원.
기관의 순매수 추세와 관련해 SK증권은 “지난해 채권시장에 몰렸던 기관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금리가 떨어질 만큼 떨어져 채권 투자의 매력이 줄어든 반면 경기 회복 기대와 함께 주식투자의 매력은 상대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것.
6% 안팎으로 유지되던 기관의 주식 보유비중이 역대 최저수준인 4%대에 머물고 있는 점도 기관이 추가로 주식을 사들일 가능성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투신권의 ‘체력’도 차츰 좋아지는 추세. 투신사가 판매하는 주식형 수익증권 잔고는 지난해 1월말 4조1501억원에서 매달 늘어나 12월말에는 6조6231억원으로 증가했다. SK증권 오재열 애널리스트는 “지난 연말 개인 자금이 혼합형 펀드에서 빠져나갔던 것은 일시적인 현상이므로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대한투신 이기웅 주식운용본부장은 “280조원에 이르는 부동자금이 투신권에 유입되기 시작하면 상반기중 기관의 영향력이 한층 높아진 ‘기관 장세’가 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교보증권은 그러나 증시가 활황이던 99년초와 비교하면 아직 시중자금 유입이 본격적이지 않아 ‘기관장세’나 ‘쌍끌이 장세’가 펼쳐질지 여부는 당분간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신석호기자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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