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문학의 단골소재인 아서 왕 전설을 기독교와 남성중심주의를 벗어난 비주류적 시각으로 완전히 새롭게 본 작품이다. 원래 전설에서는 거의 언급되지 않았으며 마녀라고만 알려져 있는 아서 왕의 누이 모게인을 주인공으로 삼은 점에서도 이 작품의 신선함은 드러난다. 중세 시대 여성의 생활을 설득력 있게 재현해 낸 작가의 세세한 고증과 상상력에 경의를 표하지만, 더욱 눈여겨볼 것은 모게인이 겪는 남녀 관계와 자아에 대한 갈등을 케케묵은 옛날 이야기의 한계를 벗어나 현대의 여성에게도 생생하게 다가오게 하는 작가의 솜씨가 아닐까.
mavis homewalk@hanmail.net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