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원은 평범한 국회의원이 아닌, 현직대통령의 아들이다. 본인은 아무리 부인하더라도 대통령의 아들이기 때문에 갖는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다. 그 영향력을 이용하려는 갖가지 유혹이 작용하기 때문에 김 의원은 각별히 신중한 처신을 해야 했다. 그럼에도 김 의원은 ‘이용호 게이트’나 ‘진승현 게이트’와 관련해 여러 차례 이름이 오르내렸다. 김 의원이 진씨를 만난 것이나 이씨의 로비창구인 여운환(呂運桓)씨를 대면한 것은 이미 사실로 확인됐다. 김 의원이 이들을 만났다는 것 자체만도 여러 가지 의혹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일이다.
더구나 ‘이용호 게이트’나 ‘진승현 게이트’는 아직 그 전모가 드러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신광옥(辛光玉) 전 법무부차관이나 김은성(金銀星) 전 국정원 2차장이 이른바 게이트에 연루된 최고위 인사인 것처럼 검찰 수사는 그곳에 머물러 있지만 일반의 시각은 그렇지 않다. 그와는 다른 ‘몸통’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김 의원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얘기들이 오가고 있는 중이다.
그런 김 의원이 “내가 잘못한 일이나 책임질 일이 뭐가 있나” “여러 게이트가 있었지만 뭐가 나왔나”라고 강변하는 것은 듣기가 거북하다. 이 같은 강변은 그 자체가 오히려 또다른 오해를 살 수 있다. 김 의원은 아무리 결백하다고 생각해도 국민의 시선이 집중된 사건인데다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위치에 있지 않은가. 경위야 어떻든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일단 사과를 하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미국에 가서 치료를 받는 중에도 조사 받을 일이 있으면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하는 것이 더욱 떳떳한 모습이 아니겠는가.
현재로서는 김 의원이 정치를 계속하건 안하건 그것은 개인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해야 할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김 의원과 관련된 세간의 의혹은 김 의원 스스로가 적극 나서서 해명하고 국민을 설득해야 할 일들이다. 신병치료차 출국한다고 해서 그와 관련된 의혹의 불씨가 자연히 꺼지지는 않을 것이다. 김 의원이 약 한달 반 동안 치료를 받는 중이라도 온갖 게이트의 의혹들은 하루빨리 풀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도 김 의원은 보다 신중하게 처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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