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병섭. 1941년 경남 김해 출생. 한국 신학대학 및 동대학원 졸업. 서울 하월곡동 동월교회 개척 후 담임목사 재직, 한국기독교 민중교육연구소 책임연구원…1996년 4월 무주로 귀농.’ ‘이정진. 1947년 서울출생. 고려대 법대 졸업. The Student Times 기자, 전업주부, 해직교사, 참교육시민모임 사무처장…1996년 4월 무주로 귀농.’
위 두 사람은 부부다. 간단한 이력이 설명하 듯 한 사람은 목회일을 버리고 시골로 갔고 또 한 사람들은 평범한 서울 생활을 박차고 시골로 내려갔다. 두 사람 모두 재혼을 했다. 각자 상처를 안고 만났다. 게다가 50대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말이다.
이 책은 각자 다른 현장에서 일하던 두사람이 만나 시골로 내려간 뒤 체험담을 엮은 귀농일기다. 책에는 문화를 즐기기 위해, 자식을 위해, 풍요로움을 위해 살아 가는 도시의 삶이 도시를 떠남으로써 얼마나 가치없는 것들인지를 인생을 성실히 살아 온 두사람이 자연과 합일되어 살아가는 모습으로 보여준다.
부부는 배추 한포기에서 자연의 신비와 생명의 소중함을 깨우치고 유기농 농사를 지으면서 자연과 한 몸이 된다. 생태공동체와 생태마을을 만들고 바람직한 교육을 위해 대안학교도 일궈간다.
귀농이라는 결단을 하면서 이 부부가 뛰어든 생명의 바다는 평생을 추구해 온 낮고 가난한 삶의 철학을 구체적으로 더 확장하도록 이끈 새로운 우주였다.
그들은 땅에서 흙을 일구고 흙과 뒹굴면서 비움의 일생을 실천하고 있다.
<허문명기자>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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