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증시 초강세 랠리…과열인가?

  • 입력 2002년 1월 6일 15시 14분


연초부터 한국 증시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연말 아르헨티나 경제 위기와 엔화 약세 등 많은 악재를 뚫고 초강세를 보였던 한국 증시가 새해에도 그 기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 거래일 기준으로 7일 연속 상승세, 그 7일 동안 주가 상승폭이 무려 103포인트에 이른다.

한달 동안에 지수가 100포인트 가량 오르면 '랠리'라고 부르는 관행에 비춰볼 때 이번 상승세는 그야말로 '초강세 랠리'로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문제는 이번 랠리가 근거 있는 상승세인지, 아니면 단순한 과열 현상인지 확실치 않다는 것. 증권 전문가들도 이에 대한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과열인가 아닌가= 보통 증시의 과열 여부는 투자심리도, 지수이격도, 예탁금회전율 등 3가지 지표로 측정한다.

투자심리도는 최근 10일 동안 주가가 오른 날이 며칠이냐를 따진 수치. 투자심리도가 80이상, 즉 최근 10일 동안 8일 이상 주가가 오른 경우 과열로 본다. 이번 상승장에서는 최근 10일 동안 주가가 오른 날이 9일로 투자심리도는 90, 과열권에 들어섰다.

지수이격도와 예탁금회전율은 계산 방식이 다소 복잡하다. 계산을 해보면 지수이격도로는 과열권에 진입한 것으로, 예탁금회전율로는 아직 과열이 아닌 것으로 나타난다.

종합해보면 명백한 과열 은 아니지만 수치상 증시가 과열권에 진입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는 분석.

그러나 수치분석만으로 최근 한국 증시를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것이 현실. 지난해 10월 이후 주가 급등 때도 여러 차례 과열 신호가 나타났지만 증시는 이에 아랑곳 하지않고 상승세를 이어간 경험이 있다.

신한증권 박효진 투자전략팀장은 "지금 증시를 과열로 보려면 최근 상승세에 제동을 걸만한 악재가 있어야 하는데 악재가 보이지 않는다"며 "아직 과열을 우려할 만한 상태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전망= 당장 관심은 7일간 급상승세가 이번 주에도 이어질지 여부. 증권 전문가들도 답을 찾는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상식적으로 이쯤에서 조정을 받아야 하는데 라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증시는 줄기차게 위로만 치솟았기 때문.

동양증권 김주형 과장은 "이미 각종 지표가 과열 신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더 이상 장기적인 상승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투자전략도 철저히 단기 매매에 국한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리젠트증권 김경신 상무는 "무엇보다도 지난해 최고 지수였던 715선을 별다른 주춤거림 없이 단숨에 뚫어버린 것이 고무적"이라며 "이번주 갑자기 지수가 710 이하로 급락하지 않는 한 당분간은 지수 800을 목표로 순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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