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대 이치카와 마사오 교수는 1995년부터 5년동안 뒷좌석에 2명 이상이 탔던 10만여건의 자동차 사고를 조사한 결과 이같은 결과가 나타났다고 의학학술지 ‘랜싯’ 최근호에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 211명의 운전자와 173명의 앞좌석 탑승자가 사망했다.
자동차 사고가 일어나면 안전띠를 매지 않은 뒷승객은 빠른 속도로 앞으로 튕겨나간다. 특히 뒷승객의 몸에는 자동차가 달리는 속도가 그대로 실려 있어 앞 승객이 받는 충격은 엄청나게 커진다.
연구팀의 조사 결과 만일 뒷승객이 안전띠를 맸다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자동차 사고가 일어났을 때 앞승객의 사망률이 80%나 준 것으로 분석됐다. 또 사망과 심한 부상 등 큰 사고가 거의 절반으로 줄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치카와 교수는 “뒷좌석 승객이 안전띠를 안매면 만일의 사고시 앞좌석 승객을 죽일 수도 있다”며 “뒷좌석 승객도 안전띠를 꼭 매도록 법을 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지난해부터 승용차 앞좌석 승객의 안전띠 착용을 의무화 했으나, 뒷 승객은 고속도로에서만 매면 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뒷 승객은 거의 안전띠를 매지 않는 편이다. 1991년부터 뒷자리 승객이 안전띠를 매도록 법을 제정한 영국에서도 99년 조사에서 10명중 6명은 이 법을 지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왕립협회의 로저 빈센트 박사는 “뒷 승객이 쉽게 안전띠를 찾을 수 있도록 차를 설계해야 하며, 뒷자리 안전띠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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