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동양-나이츠 ‘투톱굳히기’

  • 입력 2002년 1월 6일 17시 39분


SK 나이츠의 에릭 마틴(오른쪽)이 삼성 주희정 뒤에서 껑충 뛰어오르며 긴 팔로 볼을 커트 해내고 있다.
SK 나이츠의 에릭 마틴(오른쪽)이 삼성 주희정 뒤에서 껑충 뛰어오르며 긴 팔로 볼을 커트 해내고 있다.
정규리그 반환점을 돈 프로농구가 동양 오리온스와 SK 나이츠의 ‘양강체제’를 확실히 굳혔다.

동양과 SK 나이츠는 6일 4라운드 두 번째 경기로 치러진 SK 빅스와 삼성 썬더스전에서 나란히 승리해 3위와의 승차를 3경기차로 벌린 채 정규리그 1위를 향한 경쟁구도를 팽팽히 이어갔다.

전날 경기에서 단독 선두를 달리던 SK 나이츠를 꺾고 12일 만에 공동 선두에 복귀한 동양의 저력은 무서웠다.

SK 나이츠전에서 발목을 접질린 공격의 중심 마르크스 힉스가 초반 결장했지만 힉스의 공백을 전혀 느낄 수 없을 만큼 SK 빅스를 몰아붙인 끝에 85-73으로 승리하며 3연승을 달렸다.

호쾌한 블록슛과 리바운드를 자랑하던 힉스가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동양의 출발은 다소 불안했다. 1쿼터에서 SK 빅스가 강압수비를 펼치자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15-20으로 뒤진 것. 하지만 이때 해결사로 등장한 선수가 식스맨 박훈근. 올 들어 21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2.62점에 그쳤던 박훈근은 힉스의 대타로 출전기회를 잡자 한풀이를 하듯 1쿼터에서 7점을 터뜨린 뒤 2쿼터에서도 10점을 성공시키는 등 전반에만 양 팀 통틀어 최다인 17점을 챙겼고 수비에서도 조니 맥도웰을 괴롭히며 42-38 역전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동양은 후반 들어 힉스(5점)의 복귀로 골밑이 강화되자 전반 무득점에 그쳤던 김승현이 12점을 챙기고 김병철(21점)이 후반에만 3점슛 2개를 포함해 14점을 챙기며 SK 빅스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SK 빅스는 문경은의 4득점 등 국내선수들의 부진이 뼈아팠다. 전날까지 997개의 자유투를 기록 중이던 SK 빅스 조니 맥도웰은 이날 5개의 자유투를 추가하며 프로 통산 최초로 1000개벽을 돌파했다.

SK 나이츠도 전날 격전을 치른 탓인지 이날 무려 17개의 실책을 기록하는 등 예전 같지 않은 경기를 펼쳤지만 서장훈(19점 8리바운드)의 꾸준한 활약과 로데릭 하니발(20점·3점슛 3개)이 내외곽을 휘저으며 후반 들어 점수차를 벌리기 시작해 82-69로 낙승했다.

‘수비농구의 대명사’ SBS 스타즈는 KCC 이지스의 재키 존스를 16점 8리바운드로 묶은 채 김성철(23점)이 양 팀 합쳐 최다 득점을 챙기는 활약을 펼치는 등 베스트 5가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88-82로 승리해 SK 빅스와 공동 3위로 올라섰다.

LG 세이커스는 마이클 매덕스(28점)와 조우현(24점) 쌍포로 양경민(35점)이 분전한 삼보 엑써스를 93-80으로 꺾고 2연패에서 탈출했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전 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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