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20초 일기 예보를 위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준비해야 해요. 날씨가 선선하면 코트를 입고, 추워지겠다 싶으면 털 달린 외투를 입고 날씨를 전합니다.”
그는 날씨도 재미있고 대중적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눈이 내릴 때 서울 덕수궁으로 달려가 설경의 분위기를 살리고, 태풍이 불면 한강 고수부지에서 강풍을 맞으며 우산이 뒤집어지는 장면을 보여주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요즘은 야외 촬영을 잠시 중단했다. KBS 내부에서 ‘뉴스 9’이 정통 뉴스를 지향하는 만큼 ‘점잖게 가자’는 의견이 나왔기 때문.
KBS 보도국 과학부 기상팀 소속인 그는 프리랜서 계약직으로 회당 출연료를 받는다. 그는 “매일 일정 시간에 시청자들에게 날씨를 전한다는 즐거움이 무엇보다 큰 보람”이라고 말한다.
한우경은 최근 활동 범위가 넓어졌다. 지난해 11월부터 KBS1 ‘TV 내무반 신고합니다’(월 오후 7시반)과 1라디오에서 ‘한우경의 날씨 이야기’(밤 8·05)의 진행을 맡고 있다.
“얼마 전 ‘…신고합니다’ 촬영차 강원도 원통의 군부대를 다녀왔어요. 1400 계단을 두 번이나 오르내리면서 발뒤꿈치가 다 까졌지만 기상캐스터에서 MC로 영역을 넓히는 과정이어서 얼마나 즐거웠는지 몰라요.”
고려대 국문과를 나온 그는 1998년 12월 기상캐스터가 된 후 당시 ‘뉴스 9’의 일기예보를 전했던 조석준씨로부터 예보읽는 법이나 기사 작성, 그래픽 제작 등 훈련을 혹독하게 받았다. 한우경은 ‘뉴스 9’를 맡은 지 얼마 안돼 긴장한 탓으로 대본을 잊어버리거나 그래픽 화면을 놓치는 방송 사고를 낸 적도 있었다고. 그는 “앞으로 교양 프로그램 MC와 기상캐스터 일을 계속 병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