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1993, 1999, 2002? '큰장' 또 오나

  • 입력 2002년 1월 6일 18시 29분


경기가 빨리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면서 주가지수가 경기회복 신호를 충실하게 반영했던 93년과 99년 같은 ‘큰 장’이 다시 올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올해 개장 직후 주식시장은 93년의 블루칩 장세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면서 대세 상승에 대한 희망을 한층 높였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대세에서 소외된 채 장을 주도하고 있는 블루칩에 투자해야 할지를 놓고 고민하는 상황이다.

SK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93년 9월과 98년10월부터 시작된 대세 상승장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하락세에서 증가세로 반전한 뒤부터 시작됐다.

91년 2·4분기를 기점으로 하락했던 성장률은 92년 4·4분기의 3.7%를 기점으로 돌아섰다. 또 외환 위기가 닥쳤던 98년의 경우 계속 떨어지던 성장률은 3·4분기의 -8.5%에서 바닥을 쳤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4·4분기의 성장률을 3.0%로 추정하고 있어 GDP 성장률은 지난해 3·4분기의 1.8%가 바닥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기술적 지표인 ‘월봉 차트’(한 달의 주가변동을 한 개의 막대로 나타낸 그래프)에는 대세상승장의 초기 신호로 알려진 적삼병(주가가 오른 것을 나타내는 붉은 막대가 세 개 연속 나타나는 모양)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92년과 98년 10∼12월 적삼병이 나타났고 이후 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올라 1000포인트를 넘어섰다. 지난해 10월부터도 월봉 상의 붉은 막대가 계속되고 있다.

93년에 개인투자자들은 쉴 줄 모르고 가격이 치솟는 블루칩을 그냥 쳐다만 봐야했던 아픈 경험이 있다. 주가가 양극화되면서 손에 든 저가주는 값이 떨어지고 블루칩은 가격부담 때문에 살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것.

SK증권 현정환 애널리스트는 “올해는 주가 양극화와 블루칩 독주현상이 더 심화될 것으로 보여 소외된 주식은 버리고 오르는 주식을 사야한다”는 ‘대세 동참론’을 폈다.

그러나 대우증권 이종우 수석연구위원은 “블루칩 종목들의 값이 이미 많이 올랐기 때문에 지금 사더라도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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