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은 8일 소집돼 미국으로 출국, 19일 개막하는 북중미골드컵에 출전하고 내달 14일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갖는 등 한달여의 전지훈련으로 전력 담금질을 한다.
‘히딩크호’ 출항 첫해인 지난해가 ‘베스트 11’ 옥석 고르기와 선수들의 전술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대표팀 기초공사 단계였다면 앞으로 5개월 남짓 남은 기간은 한국축구의 숙원인 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해 집을 올리는 단계.
그렇다면 이번 미국전지훈련을 통해 히딩크 감독이 그리는 16강 청사진은 뭘까. 히딩크감독과 교감하고 있는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한국의 16강 전략은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골문을 굳게 지키다 기회를 보면서 역습을 하는 것”이라며 “네덜란드식 토털사커를 지양하고 이탈리아식 실리축구로 접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폴란드 미국 포르투갈 등 월드컵 본선 상대가 모두 한국보다 객관적인 전략이 우위에 있다는 판단에서 나온 결론이라는 것.
즉 이을용 이영표 김남일 박지성 등 체력과 스피드를 앞세운 허리 라인이 공수 양면에서 상대를 강하게 압박, 볼 점유율을 최대한 높이다 기습적인 역습으로 승리를 낚아채는 전략의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라는 것. 윤정환 홍명보 고종수 등 패싱력이 뛰어나지만 체력과 스피드가 열세인 선수들이 좀처럼 낄 자리를 찾지 못하는 것도 대표팀의 이런 전략 때문.
수비라인이 노련미와 패기를 두루 갖춘 유상철-송종국-최진철 라인으로 굳어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위원장은 “화끈한 공격축구를 기대하는 팬이 많겠지만 한국축구의 한계는 한계대로 인정해야 한다”며 “실리축구로 한국의 16강 진출을 노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며 이를 연마하는 것이 이번 전지훈련의 최대목표”라고 말했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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