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7일 JP가 상도동 자택으로 YS를 심야에 방문한 이래 3개월 만에 이뤄진 이번 회동은 김 총재의 76회 생일 축하를 겸해 열린 것. 2시간40여분에 걸친 회동 직후 두 사람은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 의원과 자민련 정진석(鄭鎭碩) 대변인을 불러 대화내용을 구술했다.
이날 관심의 초점이었던 내각제 문제에 관해 두 사람의 견해는 평행선을 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김 총재가 15일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전국을 다니며 내각제를 주장하겠다고 설명하자 김 전대통령은 ‘김 총재의 입장을 이해하며 김대중 정부 들어 야당의원을 30여명이나 빼가는 등 대통령제의 문제점을 많이 야기했다’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그러나 김 전대통령은 지금까지 오래 정치를 하면서 한번도 내각제를 지지해본 적이 없고, 민주당 때 신·구파도 내각제 문제로 분열됐다는 말을 했다”며 YS가 내각제 문제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비쳤음을 시사했다.
자민련 정 대변인은 “금년이 매우 중요하고 나라 장래를 위해 선거를 잘 치러야 한다는 데 두 사람이 걱정을 같이 했다”고 성과를 강조했으나 YS와의 회동을 계기로 내각제 공론화의 보폭을 넓히려던 ‘JP 구상’이 첫걸음부터 빗나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다.
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