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의 신년 계획을 보면 그 해 부동산 시장이 보인다.’
올해는 월드컵과 대통령 선거 등 부동산 시장에 변수가 많다. 2001년 아파트 값 폭등세와 청약열기가 올해까지 이어질 지도 관심거리. 건설업체들은 이같은 변수에 대응해 새해 경영전략을 세웠다. 대형건설업체, 중소건설업체, 디벨로퍼(개발업체) 순으로 3회에 걸쳐 건설업계 신년 사업계획을 살펴본다.
▽대형업체 공급 늘려〓대형건설업체들은 올해 아파트 분양 물량을 크게 늘린다. 현대건설 삼성물산주택부문 대우건설 LG건설 현대산업개발 대림산업 등 주요 6개사는 지난해 7만155가구를 분양했다. 올해는 이보다 1만220가구(14.6%)나 늘어난 8만375가구를 분양한다. 분양시장이 달아오른데다 대형업체들이 브랜드 인지도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수도권에 물량의 80% 이상을 집중시킨다. LG건설은 아예 지방에서 분양하는 물량이 전혀 없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지방에 각각 3687가구와 2911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자체 사업이 거의 없는 점도 눈에 띈다. 사업의 안정성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업체가 직접 토지를 매입해 벌이는 사업에서 손을 뗀 까닭이다. 대신 시행사나 재개발 재건축 조합으로부터 수주한 공사에 주력한다. LG건설 삼성물산주택부문 대림산업 등은 자체 사업이 한 건도 없다.
현대산업개발은 종암3구역 재개발과 화곡1지구 재건축 물량을 빼고는 상반기에 공급물량을 집중시킬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오피스텔 주상복합 공급 확대〓임대 수입을 노리는 수요자는 대형업체의 움직임을 눈여겨봐야 한다. 2001년 서울 강남과 도심에서 소형 임대용 오피스텔 및 주상복합으로 재미를 본 업체들이 올해도 공급을 더 늘리기 때문이다. 대형 6개업체가 올해 공급할 오피스텔 주상복합은 1만1383가구. 모두 서울 수도권에 들어선다.
대우건설은 소형 오피스텔인 ‘디오빌’ 시리즈로 인기를 끈 여세를 몰아간다. 서울 강남 서초구 등에 오피스텔 2982가구를 분양한다. LG건설은 신용산 목동 여의도에 소형 오피스텔과 주상복합 1573가구를 분양하고 현대산업개발 삼성물산주택부문 등도 1000가구 이상 공급할 예정이다. 주로 임대하기 쉬운 소형 평형을 공급해 임대수익을 얻으려는 수요자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차별화는 환경 첨단 A/S〓업체들의 상품차별화 전략은 ‘환경 첨단 A/S’로 요약된다. 이를 중심으로 업체들간 치열한 상품 개발 및 브랜드 인지도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저독성 저공해 친환경아파트 개발을 경영전략으로 삼았다. 삼성은 첨단과 환경을 아파트의 주제로 정했다. 사이버, 인텔리전트 아파트에다 건강과 환경을 고려한 단지 배치와 마감재를 적용한다는 얘기다.
대림산업과 현대산업개발은 새로운 평면으로 고객을 끌 준비를 마쳤다. 대림은 신평면과 친환경 설계를 주제로 서비스 면적을 늘린 아파트를 선보일 예정. 현대산업개발도 부부 전용공간을 늘린 다기능 평면을 개발했다.
대우건설은 애프터서비스팀을 확대 개편한다. 마감재나 인테리어는 최고 수준에 있어 사후관리가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한 까닭이다.
▽재무구조 최우선〓현대건설은 올해를 흑자전환의 해로 삼았다. 채무 출자전환으로 재무구조가 한결 좋아진 대우건설은 올 해 워크아웃 졸업까지 기대하고 있다. 대림산업 등 자금 여유가 있는 업체들은 느긋하지만 내실 경영을 부르짖기는 마찬가지. 건설업체의 재무구조 개선도 수요자가 관심있게 지켜볼 부분이다.
부동산유통팀 lib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