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삼성 우지원↔빅스 문경은 빅딜 잘했어

  • 입력 2002년 1월 10일 17시 41분


여섯 번째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인 국내 프로농구. 그동안 ‘메가톤급 빅딜’은 세 번 있었다.

98년 기아(현 모비스)와 나래(현 삼보)가 팀의 간판인 허재와 정인교를 맞바꾼 것이 첫 충격적 트레이드였다. 그리고 올 시즌 개막 직전 삼성 문경은과 SK빅스 우지원이 자리바꿈을 해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고 이번 시즌 중 LG와 코리아텐더가 용병 2명씩을 포함해 4 대 4 대규모 트레이드를 단행한 것이 프로농구 사상 ‘빅3 트레이드’였다.

빅딜의 손익계산서는 어떨까? 첫 빅딜인 ‘허재↔정인교’는 삼보의 판정승. 허재가 현역 최고참인 37세에도 코트에서 펄펄 날고 있는 반면 정인교는 기아에서 출전 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하다 코리아텐더로 이적돼 수련선수로 코트에 나서지도 못하고 있다. LG와 코리아텐더의 ‘4 대 4 트레이드’는 시기적으로 워낙 짧아 누가 이득인지는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 되는 진행형.

다만 올 시즌부터 서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문경은↔우지원’만이 ‘윈-윈게임’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0경기씩 치르면서 문경은과 우지원 둘 다 감독이 볼 때 ‘새 식구’로서 팀에 필요한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기 때문.

문경은은 지난 시즌 챔피언에 오르고 나서 “빅스로 보내달라”고 요청해 트레이드 불씨를 지폈다. 자신이 원하는 팀에서 뛰게 된 탓인지 삼성시절 받아만 먹는 수동적 플레이가 거짓말처럼 싹 없어졌다. 30게임을 치른 현재 경기당 평균 16.8득점에 3점슛 3개. 지난 시즌 18.8득점(3점슛 3.1개)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지난 시즌 고질적인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정규리그 45게임 중 36게임에만 출전한 것과는 달리 이번 시즌엔 100% 출장을 자랑하고 있다.

“최고참으로 팀에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어요, 플레이도 알아서 찾아하지만 후배들에게 미치는 영향까지 합치면 120% 역할을 해내고 있어요.” SK빅스 유재학 감독의 만족스러운 평가다.

우지원은 어떨까. 과거 외곽만 맴돌던 습성을 버리고 삼성에 와서 골밑을 돌파하는 재미를 붙였다. 9일 SK빅스와의 맞대결에서도 3점슛은 단 1개를 기록한 반면 점프슛과 돌파로 31득점을 올린 게 단적인 예. 역시 팀의 30게임에 모두 출전해 평균 14.1득점에 3점슛 2개. 역시 득점력에 있어 큰 변화는 없지만 공격루트가 다양해졌고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수비력에 끈기가 붙었다는 평가다.

“생각했던 것보다 장점이 많은 선수예요. 시킨 일은 어떤 일이 있어도 해내고 여기에 궂은 일도 알아서 처리하고….” 삼성 김동광 감독의 기대는 자못 크다.

전 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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