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 동양 감독 시절에는 외국인선수가 시즌 도중 줄행랑을 치는가 하면 성격 이상으로 애를 태우기도 했다. 여자 감독으로 자리를 옮기고 나서도 용병들이 함량 미달이어서 팀 전력이 뚝 떨어졌다.
그런 박 감독이 올 시즌만큼은 용병에 대한 마음고생을 훌훌 털어 버린 듯하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출신의 슈마커(1m93)와 셔튼브라운(1m93)이 골밑을 굳게 지키며 눈부시게 활약하고 있기 때문.
1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은행과 신세계 쿨캣의 뉴국민은행배 2002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국민은행은 슈마커가 20점 8리바운드를 올리고 셔튼브라운(7점 11리바운드)이 신세계 간판스타 정선민을 12점으로 묶은 데 힘입어 63-53으로 승리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지난 여름리그를 포함해 신세계전 3연패에서 벗어난 국민은행은 4연승을 질주, 9승4패로 공동 2위(8승4패)인 신세계와 삼성생명을 반경기차로 제치고 시즌 처음으로 단독선두에 나섰다.
이날 국민은행은 슈마커를 포함해 5명이 두자릿수 득점을 하는 활발한 공격력을 펼쳤고 악착같은 수비로 신세계의 외곽포를 봉쇄했다. 특히 식스맨 신정자는 셔튼브라운과 함께 악착같은 골밑 협력 수비로 평균 23점을 터뜨리던 정선민의 득점력을 절반으로 떨어뜨렸다.
춘천 경기에선 삼성생명이 한빛은행에 68-64로 역전승, 4연승을 질주하며 신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전반을 28-41로 뒤진 삼성생명은 후반에만 11점을 넣은 정은순(14점)을 앞세워 추격전을 전개했고 62-63이던 경기 종료 50초전 터진 변연하의 결승 3점포로 승부를 갈랐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