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행장은 지난주 기자간담회에서 급여가 연 6억원(월 5000만원)으로 오른 뒤의 월급사용 명세를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김 행장은 “11월 통합 이후 두어 번 월급을 받았지만 남는 게 별로 없다”고 농담처럼 말했다.
김 행장은 우선 은행장 판공비가 없어서 임원 회식비에서 직원 격려금까지 모두 행장의 호주머니에서 충당해야 했다. 그는 “신용카드 지출만 월 2200만원가량 됐다”고 말했다. 또 연말에 집중되는 정치헌금 요구도 월급봉투를 얄팍하게 만들었다는 것. 김 행장은 “1인당 후원금을 5만∼10만원가량 냈는데도 쌓이니 꽤 되더라”고 말했다.
김 행장은 또 부인에게 주는 월급봉투로 일화를 남기기도 했다.
김 행장은 주택은행장으로 취임한 98년 말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스톡옵션을 받는 대신 월급을 ‘월 1원’으로 정했더니 집사람에게 영(令)이 서지 않더라”며 “월급날마다 1만원짜리 400장을 봉투에 넣어 ‘월급으로 생각하라’며 아내에게 줬다”고 털어놓았다. 김 행장의 부인도 “남편은 온라인 급여이체가 시행된 이후에도 25년간 한결같이 월급을 1만원짜리로 바꿔서 건네줬다”고 말했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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