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정수현 9단 30년 바둑인생 에세이집에 담아

  • 입력 2002년 1월 13일 17시 39분


세사기일국(世事棋一局). 세상사가 한판의 바둑과 같다는 뜻이다. 그만큼 인간 세상의 다양한 모습을 바둑 속에서 찾아 볼 수 있다는 것.

명지대 바둑학과 학과장인 정수현(46) 9단이 최근 30년 바둑 인생을 정리한 에세이집 ‘인생과 바둑’(창작시대·8800원)을 펴냈다.

“한판의 바둑을 두다보면 싸우다가 타협하는 원리를, 부분에 치우치지 않고 전체를 경영하는 시각을, 욕망을 절제하는 중용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바둑에서 포착할 수 있는 갖가지 인생의 지혜와 이치를 소개하고 있다. 위기십결(圍碁十訣)이나 바둑에 관한 격언들을 저자의 바둑 인생을 바탕으로 쉽게 풀어썼다.

또 바둑은 왜 재미있는가 하는 철학적 문제부터 바둑이 노인의 치매를 예방하는가, 바둑이 어린이 교육에 왜 좋은가, 바둑의 스포츠적인 성격은 어떤 것인지 등에 대해 바둑학과 교수답게 이론적으로 고찰해 놓고 있다.

이창호, 우칭위엔(吳淸源), 사카다 에이오(坂田榮男), 후지사와 슈코(藤澤秀行), 다케미야 마시키(武宮正樹) 등 한 시대를 풍미한 대 기사들의 기풍 분석과 돌부처(이창호) 제비(조훈현) 손오공(서능욱) 우주류(다케미야) 대마킬러(가토 마사오) 이중허리(린하이펑) 등 기사들의 별명의 유래 등 다양한 뒷얘기도 읽을 거리.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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