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땅값 등 비용은 싼 편이지만 ‘선시공 후분양’이 일반화된데다 중국내 금융권에서 건설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 분양금으로 공사비용을 조달해 온 국내 업체들에는 일부 제약도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업체 동향〓중견 건설업체로 2000년부터 창춘(長春)시 시내버스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우남종합건설은 주택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오균섭 사장은 “중국 주택시장에 뿌리내리기 위해 우선 시내버스 사업에 진출하게 됐다”며 “올해 말까지 택지를 확보하면 시장환경을 보아가며 투자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우남은 창춘시 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200만평의 부지를 확보하면 60만평에 주택을 건립할 계획. 1차로 3만여평 부지에 5∼10층 아파트와 단독주택 등 3000가구를 지을 예정이다.
‘늘푸른 주택’은 99년부터 중국에 현지법인 ‘샤오칭(常靑)’을 설립, 직원을 상주시키고 주택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이달 말에는 베이징(北京) 외곽 100만평을 ‘장기 임대’한 후 1차로 3월에는 5층 건물 34평형의 300가구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김영국 사장은 “땅값(장기 임대료)과 인건비, 자재비 등이 저렴해 평당 원가를 100만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며 “타일 도기류 벽지 등은 품질이 좋은 한국제품을 가져다 쓰고 나머지 마감재와 건축자재는 현지에서 조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주룽지(朱鎔基) 총리 방한 때 주 총리와 총리 부인이 한국 아파트 문화에 관심을 표명한 후 중국에서도 한국 아파트에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34평형 아파트 원가가 3400만원 정도로 이 정도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중국인이 1억명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견업체의 중국 진출 열기에 비해 대형 업체들은 ‘신중한 관망 자세’. 삼성물산 주택부문의 한 관계자는 “중국 건설 주택업체들의 기술력도 상당하기 때문에 면밀한 시장분석과 수익성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 업계의 시각〓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업협회 양션(楊愼) 회장은 최근 발표한 ‘중국 부동산시장과 외국기업의 진출 전망’에서 한국주택업체의 중국 사업 전망이 밝다고 밝혔다.
양 회장은 “한국업체는 신도시 개발 과정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우수한 방음, 단열기술 등 시공기술을 갖고 있으며 특히 온돌, 절수 및 중수시스템, 에너지 절약형 구조 등을 갖춘 중국인 취향에 맞는 주택건축이 가능해 사업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11월 현재 홍콩 마카오 미국 독일 캐나다 등의 4062개 업체가 중국에 진출해 있지만 실적은 많지 않은 실정”이라며 “앞으로 주택건설 관련 규정이 개선되면 외국업체들의 활동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빈 둥지를 지어 놓으면 새가 날아든다(?)’〓베이징 상하이(上海) 난징(南京) 등 중국 대도시의 시내는 물론 시 외곽 한적한 곳에도 콘크리트 건물만 지어놓은 아파트와 빌딩이 즐비하다. 상하이 푸둥(浦東)의 경우 공실률은 60∼7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상하이 무역관 관계자는 “금융기관의 이자율이 높지 않아 금융비용이 높지 않은데다 목좋은 곳을 먼저 잡으두려는 선투매 심리 때문”이라며 “경제가 급성장하고 있어 집과 사무실을 지어 놓으면 언젠가 수요자가 나타날 것이라는 중국인 특유의 ‘계산법’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외국업체들은 중국내에서 자본을 조달하기 어려워 철저한 수요분석을 하지 않으면 돈이 묶여 곤란을 겪을 수 있다”며 “실제로 중국 업체들도 아파트 분양이 되지 않아 도산하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상하이〓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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