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양도세 과세 기준이 되는 아파트의 기준시가를 시세의 90%에 근접하는 수준에서 재조정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이 경우 그동안 시세가 큰 폭으로 오른 일부 아파트는 기준시가가 50% 이상 급등하는 아파트가 속출하고 물어야할 양도세는 수백%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얼마나 오르나=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A아파트 34평형의 경우 지난해 7월1일에 고시된 기준시가 2억1000만원을 기준으로 하면 양도세는 1120만원. 그러나 기준시가를 50% 인상하면 양도세는 4703만원으로 무려 320%가 늘어난다.
서초구 반포동 B아파트 25평형은 현 기준시가(1억9600만원)대로 양도세를 내면 324만원이지만 50% 인상 조정되면 물어야할 양도세는 무려 884%가 오른 3187만원이 된다.
강남구 개포동 C아파트도 현재 기준시가(1억850만원)를 기준으로 하면 418만원에 불과한 양도세가 기준시가 재조정을 거치면 1777만원으로 무려 325% 가량이 증가한다.
▽왜 이러나= 작년 하반기에 아파트값이 급등한 게 직접적인 원인.
아파트정보업체 내집마련정보사 가 수도권지역 부동산중개업소 2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지역 아파트의 기준시가는 시세의 65%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국세청이 지난해 7월 1일자로 발표한 공동주택 기준시가 기준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국세청은 당시 △50평(전용면적 기준) 이상 고급주택은 시세의 90% △25.7평 이상∼50평 미만은 시세의 80% △25.7평 미만은 시세의 70% 수준에서 기준시가를 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급등했던 강남지역의 경우 작년 12월부터 가격이 급등하면서 기준시가가 시세의 50%도 안되는 곳이 속출했다. 대표적인 곳이 개포동 D아파트 17평형. 기준시가는 7700만∼8750만원이지만 시세는 1억8500만∼1억9000만원 수준에 형성돼 있다. 기준시가 대비 현시세 비율이 40%대에 머문 셈이다.
국세청은 이런 아파트에 대해선 평형에 관계없이 기준시가를 시세의 90% 수준으로 맞추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결국 이들 아파트의 기준시가는 현재 적용 되는 수준에서 배 이상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수요자는 걱정없다= 하지만 1가구 1주택 소유자이면서 3년 이상 보유한 사람이라면 이번 기준시가 재조정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실수요자여서 양도세 비과세 대상이 되기 때문. 또 재산세나 취득세 등록세 등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국세청의 기준시가는 양도세와 상속세 증여세 등을 부과할 때만 사용되기 때문.
▽투자자라면 조기 처분이 방법= 국세청의 기준시가 수시고시 대상 아파트를 매각할 계획인 투자자라면 새로운 기준시가가 고시되기 전에 매각을 서두르는 게 좋다.
부동산 프랜차이즈업체 ‘유니에셋’ 의 이규원 상무(세무사)는 “세법상 인정되는 양도일은 계약일이나 중도금을 내는 날이 아니라 잔금을 받는 날이 되며 잔금을 받기 전이라도 등기를 하는 경우에는 등기접수일이 된다” 며 “되도록 새 기준시가 고시 전에 잔금을 받거나 소유권 등기를 넘겨주는 방법을 찾는 게 좋다” 고 충고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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