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양주엔 '새우 가리비 구이'

  • 입력 2002년 1월 16일 17시 31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인터콘티넨탈호텔 30층에 있는 양식당인 ‘스카이 라운지’의 주방장 김재권씨(44). 주방에서 요리를 해서 내주는 것이 주업무인 김씨는 틈나는대로 이러저러한 술안주를 시키는 손님이 마시는 술을 살펴본다.

비슷한 알코올 농도의 양주에 대해서도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안주 요리를 시킨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렇지만 잭 다니엘스를 찾는 고객의 상당수는 ‘새우 가리비 꼬치구이’를 주문했다. ‘특정 양주와 궁합에 맞는 안주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김 주방장이 ‘잭 다니엘스와 새우…’를 선뜻 추천하는 이유다. 영양학적이고 의학적인, 뭔가 논리적인 근거를 가지고 ‘양주와 안주’의 궁합을 찾으려던 의도에 비하면 의외였다.

“양주는 알코올 농도가 짙기 때문에 물기가 많은 과일이 좋다는 것은 상식이죠. 물을 조금씩 마시는 것도 술안주가 될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하지만 입에서 당기는 음식이 몸에 좋다는 말이 있듯이 술을 마시면서 자연스럽게 찾는 안주가 각 개인의 ‘궁합에 맞는 안주’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새우…’는 올리브 기름에 충분히 재워서 석쇠에 굽는 경우 부드럽고, 해산물이 알코올 흡수를 빠르게 하기 때문에 독한 술을 소화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고 말하면서 그의 안주 추천이 ‘경험’에 의한 것만은 아닌 것을 알 수 있었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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