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종합주가지수가 20포인트씩 등락을 하루걸러 반복하고 있다. 주가 변동의 폭이 너무 커 ‘조정’이라고도 부르기 어색한 상황. “오늘은 어느 방향으로 주가가 크게 튈까.” 투자자의 마음을 졸이게 하는 롤러코스트 장세의 연속이다.
▽어지러운 장세〓이 같은 현상은 새해 초부터 시작됐다. 4일 종합주가지수 20포인트 급등, 거래일 기준으로 이틀 만인 8일 16포인트가 급락. 다음날 다시 16포인트 급등한 증시는 10일에는 23포인트 폭락하며 720선으로 지수가 밀렸다. 이번 주에도 마찬가지. 14일 16포인트 급등 이후 15일 25포인트 폭락 등 널뛰기를 계속했다. 올 들어 증시가 열린 11일 중 지수가 15포인트 이상 변한 날이 무려 7일(상승 4일, 하락 3일)이다.
증시에서는 지수가 상승기 중간에 잠시 쉬는 것을 ‘조정’이라고 부른다. 5포인트 내외로 움직이며 비교적 오랫동안 정체돼 있으면 ‘기간 조정’, 지수가 꽤 빠른 속도로 하락하면 ‘지수 조정’이다. 그런데 20포인트씩 올랐다 내렸다 하는 최근 장세는 둘 중 어느 하나도 아닌 이상한 조정인 셈.
▽원인과 전망〓‘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 그러나 그 기대감이 쉽게 현실로 확인되지 않는 현실’이 급등락 장세의 가장 큰 원인.
지난해 10월부터 주가가 크게 올라 지금쯤 팔고 싶은 투자자도 있고, 주가가 앞으로 더 오를 것 같아 지금부터 주식을 사고 싶은 투자자도 있다. 전혀 성격이 다른 두 투자주체가 증시에 섞여 있는 상황. 양쪽 힘이 팽팽한데다 증시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에 대해 시장 전체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으니 하루걸러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는 것.
전망도 엇갈린다. 동양증권 김주형 과장은 “이는 증시가 바닥이거나 천장(최고점)일 때 흔히 나타나는 현상으로 지난해 이후 계속됐던 증시 상승 추세가 전체적인 하락세로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신한증권 박효진 투자전략팀장은 “어떤 형태로든 지수 650포인트까지의 하락은 한국 증시가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전체적인 상승 추세가 꺾인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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