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형사 300명 '공공의 적' 영화시사회 참석

  • 입력 2002년 1월 16일 18시 20분


서울 시내의 강력반 형사들이 16일 밤 서울 종로의 한 극장에 ‘떼거리’로 몰려들었다. 강력반 형사들의 ‘영화관 습격 사건’이었다.

‘강동서 강력반 강형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강우석 감독의 영화 ‘공공의 적’ 시사회를 보며 이들은 때로 자신들의 처지에 공감하고, 분노하며, 뒤집어졌다.

제작사인 시네마서비스가 개봉(25일)에 앞서 강력반 형사들 만을 위한 별도 시사회를 가진 것이다. 이에따라 16일 밤 8시 50분 서울 종로 시네코아 극장에는 종로서 강력반 등 서울 시내 31개 경찰서 강력반 형사와 경찰관들 300여명이 ‘집결’했다.

‘공공의 적’에서 ‘강형사’는 수사 도중 입수한 마약을 마약상에게 팔아넘기는 ‘구악(舊惡)경찰’. 영화속 강력반장은 하지만 강형사의 비리를 캐는 감찰반에게 “(고생하는) 강력반은 (뇌물을) 좀 먹어도 돼”라고 옹호한다.

강력반 형사들은 이 대목에서 일제히 폭소를 터뜨렸다. 영화에서는 또 새파랗게 젊은 검사가 나이든 강력반 형사들에게 심하게 반말을 하는 등 위세를 부리면서 펀드매니저인 엘리트 범인을 비호하지만 강형사는 결국 범인을 응징한다.

시사회에 참석한 ‘진짜 강동서 강력반장’ 윤명연 경위(강력 3반장)는 “강력반이 고생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강력반은 먹어도 된다’는 것은 실제로는 있을 수 없다”며 “하지만 영화는 영화로 이해해야 하는 만큼, 그런 묘사가 불쾌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예전에는 권위주의적인 젊은 검사가 있었으나 요즘 젊은 검사들은 형사들에게 존댓말을 쓴다”면서 “강력반 형사들의 남다른 애환을 긍정적으로 그려준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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