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 중국이 온다]"술 담배 여자를 금하라"

  • 입력 2002년 1월 18일 02시 37분


밀루티노비치 “술 담배 여자를 금하라”

월드컵 최종예선전의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밀루티노비치 감독은 중국 대표팀을 이끌고 쿤밍(昆明)으로 향한다.

밀루티노비치는 ‘몇개월동안 활동을 하지 않아 배가 나왔잖아. 당연히 한바탕 뛰어야 하지 않겠어’라고 스스로 다짐하며 마음은 이미 쿤밍의 고원으로 날아가고 있다.

밀루티노비치는 귀국후 휴식기간에 두대의 컴퓨터를 구입했다. 한대는 소니 휴대용 컴퓨터이고, 다른 한대는 전문적으로 사진작업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DVD를 볼 수 있는 애플컴퓨터이다.

또 매우 고급스런 디지털카메라도 한대 샀다. 인터넷조차 제대로 다룰줄 모르던 밀루티노비치는 첨단 고급 장비들을 이용해 월드컵을 준비하려 하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그의 애플컴퓨터에는 ‘거대한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것. 그속에는 매우 중요한 하나의 소프트웨어가 깔려 있다. 월드컵 본선진출 32개국의 전경기 골장면이 녹화된 그 소프트웨어에는 심지어 각국 대표팀의 상세한 훈련방법 도면도 포함돼 있으며 월드컵 예선전때의 프리킥에 의한 공격과 수비 형태 등도 자세히 담겨 있다.

지난 13일은 유고 전통의 신년이었다. 하지만 밀루티노비치는 그날도 북경에서 친구들과 잠깐동안 연회를 즐긴것에 만족하고 곧장 집으로 돌아가 자신의‘비장의 무기’와 함께했다.

‘컴맹’ 밀루티노비치는 가장 빠른 속도로 구입한 장비들의 사용법을 파악함으로써 그것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정보들을 대표팀 일원들과 공유,상대팀을 물리칠 묘책을 짤 계획이다.

밀루티노비치는 지난 12일 대표팀 멤버인 순지하이(孫繼海)의 결혼식장에서 선수들에게 “15일 이후 술과 담배 그리고 여자를 금하라”고 명령했다. 그는 또 대표선수들의 부인들에게도 40일간 남편들과 잠자리를 갖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도 협조를 요청했다.

중국 프로리그 종료후 대표 선수들은 각종 광고 출연, 사회활동 및 이적문제 등에 많은 정력을 낭비했다.밀루티노비치는 그런 활동에 대해 결코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선수들이 대표팀 훈련이 시작된 후에는 마음을 가다듬길 바란다.

“월드컵 최종예선전은 단지 첫발을 내딛은 것에 불과하다. 모든 성적은 이미 과거의 일이 됐다. 마음속으로부터 중시해야할 것은 바로 월드컵에 대한 강한의지를 갖는 것이다”

밀루티노비치는 전지훈련중 모든 선수들에게 월드컵이 얼마남지 않았음을 다시한번 상기시킬 작정이다.

밀루티노비치는“우리들의 상대는 매우 강하다. 어떤 선수들은 이미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것만으로 임무를 완성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월드컵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결코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우리들은 최종예선전에 임할때의 정신과 단결로 새로운 도전을 맞이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밀루티노비치는 당초 계획했던 설 휴가를 취소하고 대표팀 훈련 마감시간을 2월 25일로 확정했다.

장장 40일에 달하는 이번 훈련을 앞둔 선수들도 굳은 의지를 다졌다. 실제로 리샤오펭, 리웨이펑 등 몇몇선수들은 휴식기간에도 줄곧 견실한 훈련을 계속했다.

설휴가 기간에 중국대표팀은 홍콩에서 열리는 칼스버그컵대회에 참가한다.

중국월드컵 대표팀의 월드컵 대장정이 이제 첫 발 내딛게 된 것이다.

최민<동아닷컴 기자>mogu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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