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장정일, 3년만에 '독서일기 5' 출간

  • 입력 2002년 1월 20일 17시 54분


장정일의 캐리커쳐
장정일의 캐리커쳐
문단의 ‘앙팡 테리블’로 불리는 장정일씨(40)가 3년여만에 ‘장정일의 독서일기’(범우사) 다섯 번째 책을 내놓았다.

이 책에는 98년 8월23일 읽은 핸리 데이빗 소로우의 ‘월든’에서 시작해 2001년10월8일 김훈의 ‘칼의 노래’까지 200여권에 달하는 다양한 분야의 책에 대한 독특한 해석을 실었다. 특히 상당수의 문학서는 다른 지면을 통해서는 익히 보지 못한 것이라 책창고같은 서점에서 보석을 발견하는 기쁨을 작가와 공유할 수 있다.

그러나 관심을 끄는 것은 96년 충격적인 성묘사를 담은 소설 ‘내게 거짓말을 해봐’를 발표해 법정에 선 이후 작가에게 일어난 미묘한 변화를 이번 독서일기를 통해 감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개별 책에 대한 독창적인 해석과 분방한 사유는 녹슬지 않았으되, 장씨 특유의 독설은 많이 순화되었고 책 선정도 폴 오스터 등 ‘비정치적’ 문학작품이 많이 눈에 띈다는 점이 그것이다. 대신 인생과 세상에 대한 성찰이 진중해졌고 사려 깊어진 것 역시 달라진 면모라 하겠다. 장씨가 독서일기를 연재해온 월간 ‘책과 인생’ 담당자는 “‘독서일기’를 연재할 때 과격한(?) 언어를 스스로 순화시키느라 5번씩이나 원고를 수정해서 보내온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지난 3년간 연재한 글을 단행본으로 묶으면서도 장씨는 도발적 주장을 많이 다듬었다.

장씨가 94년 “내가 읽지 않은 책은 이 세상에 없는 책이다”고 말하며 시작한 ‘독서일기’에 대한 그의 애정은 각별하다. 현재 대구의 집필실에서 ‘삼국지’ 번역에 몰두하고 있는 장씨는 최근 출판사 관계자에게 “앞으로 1년에 한권씩 모두 스무권의 ‘독서일기’를 내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고 한다.

윤정훈기자dig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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