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체력보강제 남용 부작용만 부른다

  • 입력 2002년 1월 21일 17시 24분


일전에 선수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해봤더니 소위 체력 보강을 위해 섭취하는 보조식품은 그야말로 몬도가네식이다. 개 고양이 흑염소에서부터 장어 잉어 가물치를 비롯해 참새까마귀에 이르기까지 정말로 다양하다.

문제는 이런 체력 보강제들이 어떤 근거에 의한 것이 아니라 주로 부모나 선배 지도자들에 의해 강요되고 있고 선수들 또한 먹어서 나쁠게 없다는 식이라는 것이다. 한의학에서 이를 쓰는 경우는 오랜 질병으로 심신쇠약이 심해 갑작스런 고량진미가 몸에 해로울 수 있을 때 처방하는 것으로 그것도 약으로서의 기운과 맛(氣味), 그 사람의 체질과 병증에 따라 구분하여 쓴다. 몸에 맞지 않는 것을 오랫동안 복용하면 몸의 방어 기전으로 설사나 구토를 하거나 복통이 발생할 수 있으며 몸에 열꽃이 돋는다고 표현하는 두드러기, 여드름 등의 피부 질환을 앓게 될 수도 있다. 굳이 복용해야 할 경우라면 한의사의 처방을 받는 것이 좋다.

간혹 사우나나 찜질방에서 땀을 빼면 의외로 체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선수들도 볼 수 있는데 농구의 경우 경기중 시간당 1500㏄ 이상의 땀을 흘리므로 과음했거나 과체중으로 체중조절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오히려 체력과 면역기능의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

연구에 의하면 보조 물질(ergogenic aids)에 의한 체력 증진은 종류와 양에 따라 3-10% 정도의 효과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간 신장 심장 등의 장기에 미치는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므로 꼭 복용해야 하는 경우라도 주의를 요한다.

시즌 막바지 체력 증진은 역설적으로 평상시 체력을 소모할 수 있거나, 경기와 상관없는 행동을 하지 않고 경기와 연습, 휴식간의 적절한 관리를 함으로써 컨디션을 조절하는 것이체력을 비축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오재근·한국체대 건강관리학과 교수·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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