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국보급 투수’로 불렸던 프로야구 해태의 선동렬이 1억500만원을 받아 처음으로 억대 연봉시대를 연 지 11년 만이다.
경사의 주인공은 일본에서 2년 만에 복귀한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투수 정민철(30·사진). 그는 21일 올 시즌 4억원의 연봉을 받기로 구단과 최종 합의했다.
한화 구단은 당초 3억원을 제시했지만 정민철이 지난 8년간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고 올해도 팀 간판투수에 걸맞은 활약을 기대한다는 점에서 파격적인 연봉지급을 결정한 것. 지난해 정민철이 일본에서 받은 연봉은 8000만엔(약 8억원·추정).
이로써 정민철은 최근 삼성과 4년계약을 한 자유계약선수 양준혁(3억3000만원)은 물론 축구의 김도훈(3억3500만원·전북 현대), 농구의 서장훈(3억3000만원·SK나이츠)을 제치고 국내 프로 스포츠 스타 중 최고액 연봉선수가 됐다.
지난해는 시즌중인 7월 일본에서 복귀한 뒤 기아와 계약한 이종범이 비록 4개월어치만 받았지만 총액 기준으로 3억5000만원이 최고 기록이다.
99년 연봉이 1억500만원에 머물렀던 정민철은 그해 팀에 한국시리즈 첫 우승컵을 안겼지만 곧바로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이적함에 따라 우승 프리미엄을 전혀 받지 못했다. 당시 정민철이 국내에 그대로 있었다면 아무리 못해도 2억원은 받았을 거라는 평가. 게다가 정민철은 올 시즌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20억원 이상의 장기계약을 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정민철의 기록은 오래가지 못할 전망이다. 이종범과 삼성 이승엽이 버티고 있기 때문. 이들 듀엣은 서로가 최고 연봉을 주장하고 있는 데다 소속 구단마저 자기 팀 선수의 자존심을 세워주기 위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태. 삼성은 이승엽에게 일찌감치 최고 연봉을 공언했고 기아는 이종범에게 이승엽보다 2000만원을 더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들은 당초 4억원선에서 연봉이 결정될 것으로 보였으나 정민철이 먼저 4억원을 선수침에 따라 더욱 몸값이 뛸 전망이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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