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채권시장 구조 및 행태변화’에 따르면 채권시장 일일 평균 거래량은 외환위기 직전인 97년 8075억원에서 지난해 9조2586억원으로 급증했다.
일일 평균 회전율도 97년 0.34%에서 지난해엔 1.92%로 6배 가까이 증가했다. ‘일평균 회전율〓1%’는 올 1월 기준 채권시장 내 채권잔액인 약 500조원 가운데 1%인 5조원 가량이 하루에 거래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은측은 채권시장의 금리 민감도가 올라간 것은 2000년 7월 채권 시가(時價)평가가 전면 실시되고 은행 증권사가 금리위험 방지시스템을 가동한 탓으로 보고 있다.
한은 정책기획국 서경호 조사역은 “채권가격을 매일 장부에 기록하는 시가평가제 때문에 채권형 펀드를 굴리는 펀드매니저가 매일 공시되는 운용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금리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면서 거래 규모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채권시장 참여자가 미세한 금리 변화에 ‘울고 웃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금융기관끼리 하룻동안 빌려줄 때 적용하는 ‘콜 금리’를 결정하는 통화당국자의 말을 주의깊게 살피는 관행이 정착되고 있다고 한은측은 밝혔다.
실제로 전철환(全哲煥) 한은 총재가 이달 초 올 통화정책 방향을 발표할 때 은행 투신사의 펀드매니저나 증권사 채권브로커들이 ‘콜 금리가 올라가는지’ ‘올해 통화량 증가율은 얼마나 될 지’를 집중적으로 한은에 문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은 국내 채권시장 참여자들이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미국 국채 금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 조사역은 “미국증시가 다음날 한국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동조화(同調化)현상 정도는 아니더라도 미 국채금리의 변화를 꼼꼼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외환위기 이후 활발해진 채권시장 주요 지표 | |||||
  | 97년 | 98년 | 99년 | 2000년 | 2001년 |
하루 거래량 | 8075억원 | 2조2910억원 | 4조8896억원 | 6조2418억원 | 9조2586억원 |
하루평균 회전율(%) | 0.34 | 0.67 | 1.30 | 1.49 | 1.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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