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총유동성 1000조 넘어…물가상승 위협

  • 입력 2002년 1월 22일 18시 22분


시중에 돈이 얼마나 풀려 있는지를 나타내는 총유동성(M3)이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시중자금이 설비투자로 이어지지 않고 아파트나 공모주 청약 등 단기차익을 노리는 단기 부동(浮動)자금에 머물러 있어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면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2일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M3는 작년 10월 말 현재 평균잔액 기준으로 1005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8% 늘어났다. 한은은 올해에도 M3를 8∼12% 늘릴 계획이어서 M3는 올해 80조∼120조원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이 이처럼 돈을 공급하는 것은 금리를 안정시켜 기업의 설비투자와 가계 소비를 늘림으로써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 그러나 설비투자는 작년 11월 중에 전년 동기보다 4.4% 늘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작년 4·4분기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은 4% 가까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는 투자 확대보다 정부의 재정 확대 효과에 힘입은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시중에 풀린 돈이 실물경제로 흐르지 않고 금융권을 맴도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만기 6개월 미만의 단기금융상품에 들어 있는 돈은 작년 말 현재 243조7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1년 전보다 47조8000억원(24.4%) 늘어난 규모다.

이처럼 단기부동화된 자금은 아파트나 공모주 청약에 몰리고 있다. 1월8일 실시된 서울지역 아파트 동시분양 평균 경쟁률은 43.4 대 1로 사상 최고였으며 작년 12월5, 6일 있었던 외환카드 공모주 청약경쟁률도 135.69 대 1이나 됐다.

시중에 풀린 돈이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내는 가장 넓은 화폐 개념. 현금에다 은행 요구불예금을 합한 것이 통화(M1)이고 M1에 은행 저축성예금을 합한 것이 총통화(M2)다. M2에 은행의 금전신탁과 투자신탁 종합금융회사 신용금고 등 2금융권 예금을 합한 것이 M3다. M3에는 회사채나 주식 시가총액은 포함되지 않으나 금융기관이 발행한 금융채권은 포함된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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