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물리 교과서에 나오는 기본적인 물리법칙을 적용해보면, 페달을 밟을수록 죽음의 확률은 제곱으로 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시속 60㎞와 100㎞로 운전하는 사람은 몇층 높이에서 떨어지는 충격을 입을까 계산해 보자.
높이 h의 옥상에 서 있는 사람이 가진 위치에너지는 mgh이다.(m은 질량, g는 중력가속도) 또 v의 속도로 움직이는 사람의 운동에너지는 mv2/2 이다. 사람이 옥상에서 떨어지면 위치에너지가 모두 운동에너지로 바뀐다. 따라서 mgh〓mv2/2 이라는 등식이 성립한다. 그러므로 h〓v2/2g 제곱이다.
식이 나왔으므로 60㎞/h를 초속(16.66㎧)으로 바꿔 대입하면 h〓14.1m이다. 한층은 대개3m이다. 60㎞/h는 5층 높이에서 떨어져 땅에 닿는 순간의 속도와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100㎞/h로 운전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같은 방법으로 계산을 해보면 h〓39.37m이다. 이는 13층 높이다. 시속 60㎞과 100㎞는 작은 차이지만, 5층과 13층에서 떨어지는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13층에서 떨어지면 안전띠, 에어백도 거의 소용없다.
이번에는 커브길이라고 해보자. 커브길에서 속도가 어떤 한계치를 넘어서면 차의 무게보다 원심력이 커져 차가 전복되면서 튕겨나간다. 원심력은 mv2/r이다.(r은 커브길의 반지름) 커브길의 전복사고 가능성 역시 속도의 제곱에 비례하는 것을 알수 있다.
따라서 치명적인 사고를 당하지 않으려면 과속을 하지 않는 게 상책이다. 물론 안전띠, 에어백, 안전한 차량의 선택도 중요하다. 안전띠를 매면 치명상을 당할 가능성은 4분의 1로 줄어든다.
에어백도 도움은 되지만, 안전띠를 매지 않으면 소용 없다. 에어백이 터졌던 사고의 사망률을 조사한 결과 매지 않은 경우보다 8배나 높았다. 최근에는 뒷좌석 승객이 안전띠를 안 매면 정면 충돌 때 앞좌석에 부딪쳐 앞사람의 사망률이 5배나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충돌 사고 때 가장 많이 다치는 부위는 머리와 가슴이다. 따라서 사고가 나더라도 운전자의 머리와 가슴을 잘 보호하도록 차를 설계해야 한다. 안전한 차를 고르려면 교통안전공단의 신차 충돌시험 결과(www.kotsa.or.kr)를 참고하기 바란다. 지난해 안전도 1위는 카니발Ⅱ였다.
신동호 동아사이언스기자 do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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