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꿈의 컴퓨터’로 불리는 양자컴퓨터의 실용화에 필요한 핵심기술.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함병승(咸炳承) 박사와 미 공군연구소 필립 헤머 박사팀은 국제 물리학계의 권위지인 ‘피지컬 리뷰 레터스’ 최근호에 이같이 발표했다.
함 박사팀은 ‘Pr:YSO’라는 고체 결정에 두 개의 레이저빔을 쏘아 물질의 굴절률을 크게 만들어 빛을 가두고, 일정 시간 뒤 다른 레이저로 결정체 속에 갇힌 빛을 재생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
이 메커니즘을 이용하면 기존 컴퓨터의 반도체 칩처럼 양자컴퓨터 작동의 기본단위가 되는 양자논리소자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하나씩 연산을 하는 기존의 컴퓨터와 달리, 양자논리소자를 이용하는 양자컴퓨터는 많은 연산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56비트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로 300년이 걸려야 풀 수 있는 암호를 단 4분 만에 푼다.
또한 양자컴퓨터는 신물질 합성과 신약 개발, 데이터베이스 검색 등에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꿈의 컴퓨터로 불린다.
또한 양자를 통한 통신은 근본적으로 도청이 불가능해 보안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영국의 과학저널 네이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이 연구를 기사로 다루면서 “진공관 시대에 고체 다이오드와 트랜지스터가 전자공학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킨 것처럼 이 연구가 미래의 양자정보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함 박사는 “빛을 물질 내에 정지시킨 것은 얼마 전 하버드대의 연구팀이 기체로 했던 실험과 같지만 실용성이 큰 고체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전혀 다르다”며 “현실적 의미에서 양자컴퓨터 응용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는 데 그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신동호 동아사이언스기자 do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