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이런일도]교체선수 규정없어 수비수가 골문지켜

  • 입력 2002년 1월 23일 18시 40분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에서 각 출전팀의 선수 엔트리는 23명. 94년과 98년월드컵 때의 엔트리는 22명. 월드컵 엔트리가 늘어난 이유는 플레이가 점점 거칠어지고 있고 이 와중에 골키퍼가 부상당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 한국대표팀도 23명의 엔트리중 골키퍼를 3명까지 둘 예정으로 그만큼 최후방 수비수인 골키퍼의 비중이 커졌다는 것을 입증한다.

월드컵 최초의 경기는 1930년 제1회 우루과이월드컵 프랑스-멕시코의 개막전.

첫 월드컵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겠다는 양팀 선수들의 투지는 경기 초반부터 불타올랐다.

거친 몸싸움으로 일관하던 경기는 급기야 부상자 발생으로 이어졌다. 전반 10분 멕시코 메히야가 슈팅을 하려는 순간 프랑스 골키퍼 데포가 몸을 날려 덮쳤고 메히야의 발은 볼이 아닌 데포의 턱에 그대로 꽂히고 만 것.

턱뼈가 으스러진 데포는 그라운드를 데굴데굴 구르며 고통을 호소했고 들것에 실려나가는 신세가 됐다. 그런데 문제는 규정. 당시에는 “어느 팀이든 부상선수가 생겨 더 이상 뛰지 못하게 되면 그것은 불운으로 알고 선수교체 없이 그냥 견뎌야 한다”는 것이었다.

난감한 상황이 된 프랑스는 궁여지책으로 한번도 골키퍼를 해보지 않은 수비수 샹트렐을 골키퍼로 세우고 10명이 싸워야 했다.

그러나 누가 알았으랴. 결과는 프랑스의 4-1 승리. 처음으로 골문 앞에 선 샹트렐은 전문 골키퍼를 능가하는 몸놀림으로 단 한골만을 내주며 맹활약했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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