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원시림과 산호초가 만나는 섬 뉴칼레도니아

  • 입력 2002년 1월 23일 18시 53분


‘천국에서 가장 가까운 섬’. 어릴 적 아빠로부터 들어온 아름다운 이 섬은 소녀의 뇌리에서 떠날 줄을 몰랐다. 남쪽 어딘가에 있다는 그 섬. 아빠가 천국으로 떠난 뒤 어른이 된 소녀는 이제 섬을 찾아 떠났다. 추억속의 아빠를 찾아….

‘천국에서 가장 가까운 섬’은 20여년전 일본에서 베스트셀러였던 한 소설의 제목. 소설의 배경은 태평양상의 남회귀선 부근 멜라네시아의 뉴칼레도니아(프랑스령)다. 피지와 호주대륙 사이의 바다에 놓인 경상북도 크기(1만9000평방㎞)의 크지도 작지도 않은 섬이다. 소설의 배경이 된 덕인지 일본 오사카의 간사이공항을 출발, 뉴칼레도니아로 향하던 국적기 에어 칼린항공사의 좌석 절반가량은 일본인 차지였다.

태평양을 북에서 남으로 종단, 적도를 가로질러 남위 23도 부근 섬까지 가는데 걸린 비행시간은 총 8시간(거리 7110 ㎞). 더운 바람에 실려온 바다 내음으로 남반구의 아열대섬임을 실감했다. 본 섬(그랑 테레)과 부속섬으로 이뤄진 뉴 칼레도니아. 그 이름은 1774년 유럽인으로는 처음 본 영국의 제임스 쿡 선장이 로마시대에 ‘칼레도니아’라 불렸던 스코틀랜드와 닮았다고 해서 붙였단다. 주민은 프랑스인이 37%, 멜라네시아인(다른 이름은 카낙)이 42%, 나머지는 외국인들. 국내선공항 부근의 ‘쟝 마리에 지바우 문화센터’에 가면 멜라네시아의 원주민 문화를 볼 수 있다.

새벽 5시. 햇살은 이미 방안 깊숙이 들어와 있었다. 더운 기후 탓에 이 곳의 출근시간은 오전 7시반. 그래서 수도 누메아의 2차선 해안도로는 이른 아침부터 붐볐다. 새벽 5시에 문을 연다는 모닝마켓부터 들렀다. 형형색색의 조개껍질과 비누, 목제 토산품과 원주민이 그린 소박한 수채화가 눈에 띄었다. 가격은 비교적 싼 편이었다. 갓 잡아온 싱싱한 생선과 신선한 과일 채소도 풍성하게 쌓여 있었다.

수도 누메아의 첫 인상은 무척 좋았다. 지중해 연안의 한 도시같은 우아함과 여유가 느껴졌다. 크루즈선박과 어선 요트가 가지런히 정박한 항구도 인상적이었다. 누메아는 관광도시였다. 그래서 고구마와 얌, 생선이 주축인 전통음식부터 정통 프랑스요리까지, 골프 승마 트레킹 사냥에서 바톰글라스(수중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배 바닥에 설치한 두터운 유리창) 보트타기와 스킨스쿠버 다이빙까지 즐길거리도 다양했다.

수도의 남부 안스바타 해변에는 최고급 호텔이 들어서 있었다. 르 메르디앙이나 파크로얄 등 해변의 호텔에선 저녁마다 소라 조개 리듬악기 대나무 플룻의 합주에 맞춰 추는 카낙 전통춤 공연이 펼쳐졌다.

번잡한 누메아를 벗어나 ‘소나무섬’이라는 이름의 일 데 펭을 찾았다. 누메아에서 항공기로 30여분 거리. 키가 40∼50m나 되는 롱다리 소나무가 숲을 이룬 아름다운 섬 일데 펭은 하늘에서 보니 청옥 백옥 등 우아한 산호빛를 머금은 바다 한 가운데 놓여 환상적으로 보였다.

일 데 펭의 바다에서 보듯 뉴 칼레도니아의 자랑거리는 거대한 초호(산호초로 둘러싸인 바다). 그 초호는 둘레가 1600㎞, 면적이 무려 2만4000평방㎞(이 나라의 1.5배)나 된단다. 초호의 바닷속은 산호와 산호를 벗삼아 공생하는 다양한 해양생물로 비경을 이뤄 다이빙과 스노클링의 포인트가 된다. 그 가운데서도 오로만 소나무숲의 초호는 수영 못하는 사람들도 스노클링을 즐길수 있는 곳. 우피 만은 바다카약의 명소, 쿠토해변은 화장분처럼 고운 하얀 모래가 보물인 곳이다.

누메아로 돌아와 사파리 차량으로 북쪽 43㎞거리의 리비에르 블루 공원에 갔다. 이곳은 지구상에서 여기 외에는 찾아 볼 수 없는 독특한 식물만 자라는 특이한 이 섬의 식생이 잘 보존된 곳. ‘쥐라기 공원’을 연상시키는 곳이다. 이같은 식생구조는 이 섬이 고생대 말기∼중생대 초기 ‘곤드와나’라는 남반구 대륙으로부터 분리된 후 외부와 교류없이 독자적으로 진화한 결과. 식물상의 75%는 지구상 어디서도 찾을 수 없는 것들이다.

섬을 뒤덮은 짙푸른 원시림과 신비한 빛깔의 초호, 그리고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 그 자연을 보며 이런 상념에 잠겼다. 잃어버린 에덴, ‘실락원’(Lost Paradise)이 혹시 여기가 아닐지….

◇찾아가기〓일본 호주에서 뉴칼레도니아의 국적기인 에어 칼린(02-757-5393∼6)이 운항중. 오사카에서 주 2회(월 토요일)출발. ◇패키지상품〓7일형 379만∼399만원, 8일형(호주 포함) 389만원, 9일형 449만원. 호뉴투어(02-752-5252), 아일랜드리조트클럽(02-779-0456) ◇인터넷 여행정보〓뉴칼레도니아 관광청 www.new-caledonia-tourism.nc

뉴칼레도니아〓김진경기자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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