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이상도 하다. 수험생 백이면 백, 시험도 끝났으니 어디 가고 싶은데 없냐고 물으면 대답이 한결같다. “겨울바다요.” 바다, 그렇지. 3년동안 책상에서 책만 팠으니 확 트인 바다가 보고 싶겠지. 다시 묻는다. “그래, 그러면 어느 바다? 그런데 역시 대답은 한 가지다. “동해요.” 그 대답속에는 ‘해뜨는’이라는 말이 생략돼 있었다. 동해. 우리에게 동해는 단순히 동쪽바다가 아니다. ‘해뜨는 바다’, 욱일충천하는 붉은 해를 통해 희망을 찾는 곳. 정동진 해변이 365일 해돋이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려니. 그래서 수험생 가족여행의 목적지는 동해로 잡았다.
▼오대산 월정사
강원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은 예로부터 눈 많이 내리기로 이름난 곳. 요즘도 눈 그친 다음날 들르면 눈에 뒤덮인 산사의 고즈넉한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깔끔한 설경 한 번 제대로 보고 싶어 하는 도시인에게 ‘딱 좋은’ 곳이다.
설경을 즐기며 산책하기에는 일주문 지나 극락교로 이어지는 거대한 전나무 도열한 숲길이 좋다. 눈길 산책로로 이만한 것이 있을까 싶다.
▽찾아가기〓영동고속도로/진부IC∼6번(국도/월정사 방향)∼월정사 삼거리(좌회전)∼국립공원 매표소.
▼메주와 첼리스트
정선에서 백두대간의 백복령 넘어 동해시로 가는 길목의 작은 계곡(강원 정선군 임계면 가목리). ‘된장스님’ 돈연과 첼리스트 도완녀씨 부부가 일군 된장마을은 여기에 있다. 열병중인 군대처럼 도열한 2700개나 되는 커다란 항아리는 한 편의 설치예술 이 비길만 하다. 가족사진 촬영지로 ‘강추’할 만한 명소. 장독간 옆 소나무숲에는 돈연스님이 부인에게 선물로 마련한 ‘여래의 길’이라는 호젓한 산책로도 있다.
일요일(공휴일) 점심시간(정오∼오후 2시)에 가면 이집 된장 고추장으로 직접 버무려 내놓는 산나물과 구수한 된장 청국장찌개를 항아리 뚜껑에 담아 메주 띄우는 방에서 먹는 맛갈난 된장마을 식사(5000원)도 즐길 수 있다(예약자에 한정. 053-562-2710). 식사전 공장 2층의 큰 다실에서는 녹차를 마시며 도씨와 대화도 나누고 첼로연주도 듣는다(www.mecell.co.kr).
▽찾아가기〓영동고속도로/진부IC∼33번(지방도)∼나전/42번(국도/동해방향)∼여량∼임계(직진/동해방향 42번 국도)∼13㎞지점(‘백복령 1㎞’‘메주와 첼리스트’ 입간판)에서 우회전∼1.3㎞∼삼거리(좌회전)∼3㎞.
▼함께 떠나요
‘메주와 첼리스트 된장마을’을 들르는 패키지 투어. 승우여행사(www.swtour.co.kr) 02-720-8311 △동해시 ‘북평장’보기(당일)〓동해시내에 서는 이 장은 전국에서도 그 규모가 크기로 이름난 장. 설날 제수 장보기에 좋은 투어. 동해시∼북평장∼된장마을∼서울. 28, 2월 3, 8일 출발. 2만5000원 △정선 오지열차(1박2일)〓정선 아우라지에서 묵으며 정선아라리도 듣고 두칸 꼬마눈꽃열차도 타는 가족여행코스로 열차왕복. 청량리역∼증산역(정선선 두칸열차)∼아우라지역(‘돌과 이야기’에서 1박)∼정암사(태백)∼된장마을(점심식사)∼동해역∼청량리역. 2월 5, 14, 19, 21일 출발. 9만5000원.
조성하기자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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