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지금 그를 ‘누구의 수제자’로만 부르기에는 그의 성장이 너무도 눈부시다. 최근 최 사장은 미꾸라지 및 여의도의 선물투자 강자 ‘스트롱거’와 함께 한국 선물시장의 3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본인은 “3강은 무슨…, 2강1약으로 해 주세요”라며 스승과 같은 반열에 놓이기를 부담스러워 한다.
미꾸라지니 스트롱거니 하는 별칭에서 알 수 있듯 선물시장의 고수들 중에는 자신의 이름을 숨기는 사람이 많다. 선물시장은 돈 버는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잃는 사람이 있는 살벌한 곳. 여기에서 남의 돈을 많이 따 부자가 된 사실이 알려지는 것은 별로 유쾌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최 사장은 다르다. 두 선배 고수가 은밀한 곳에서 ‘개인투자자’로 이름을 날릴 때 그는 공개적으로 회사를 차렸다. “내가 돈을 많이 버는 수준을 넘어서 합리적이고 투자자를 존중하는 금융회사를 차리고 싶다는 욕구가 강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
최 사장은 투자자문사와 증권사 사이에 관행화한 수수료 리베이트를 일절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신 자신에게 돌아와야 할 리베이트만큼 증권사에 내는 수수료를 깎아서 이를 투자자에게 돌려준다. 선물시장의 고수이면서도 또한 정직한 회사 운영자로 남고 싶은 게 그의 큰 희망이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