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의 은퇴로 해태 시절 영구 결번됐던 프로야구단 기아의 등번호 18번이 김진우에 의해 되살아난다.
김진우는 1m91, 95㎏의 체격에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로 지난해 광주 진흥고에 대통령배 우승과 청룡기 고교야구대회 준우승의 영광을 안기며 ‘제2의 선동렬’로 불렸던 초고교급 투수. 당시 9경기에 나가 3완투승을 포함해 6승 무패의 성적을 거뒀고 탈삼진은 이닝당 1.54개꼴인 52와 3분의 2이닝에서 81개에 이르렀다.
올해 1차지명 신인으로 메이저리그의 유혹을 뿌리치고 지난해 6월14일 역대 고졸 신인 사상 최고액인 7억원의 계약금을 받고 기아에 입단했던 그는 10월에는 전국체전에 나가 2완투승을 따내며 팀에 금메달을 안겼다.
그러나 김진우는 이후 모친상을 당해 실의에 빠졌고 이때 그가 생각해낸 돌파구는 어릴 적부터 선망의 대상이었던 선동렬 선배의 등번호인 18번을 달고 마운드에 서는 것이었다.
이런 애틋한 사연을 전해들은 선동렬 위원은 23일 저녁 구단 관계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흔쾌히 자신의 등번호를 물려주겠다고 밝혔다.
선 위원은 “김진우의 체격조건이나 볼 스피드, 변화구 구사능력, 두둑한 배짱과 경기운영 능력을 볼 때 나의 선수시절을 오히려 능가한다”며 “앞으로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할 스타로 성장해주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김진우는 “존경하는 선배의 등번호를 달고 마운드에 설 수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설렌다”며 “팀이 10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안을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되겠다”고 말했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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