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테니스의 미녀 스타 마르티나 힝기스(22·스위스)와 안나 쿠르니코바(21·러시아). 빼어난 외모와 출중한 기량으로 남성팬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이들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여자복식 우승을 차지한 것.
힝기스와 쿠르니코바는 25일 호주 멜버른파크에서 열린 결승에서 아란차 산체스 비카리오(스페인)-다니엘라 한투초바(슬로바키나)조를 2-1(6-2, 6-7, 6-1)로 눌렀다.
99년 처음 손발을 맞춘 힝기스와 쿠르니코바는 그동안 결별과 재결합을 반복했다. 힝기스가 모델과 CF 활동 등 외도에 빠져 있는 쿠르니코바와 갈등을 빚었던 탓. 대신 마리 피에르스(27·프랑스)와 짝이 됐던 힝기스는 2000년 쿠르니코바와 다시 파트너를 이루다 지난해 초 헤어져 모니카 셀레스(29·미국)와 복식에 나섰다.
각자의 길을 걷던 힝기스와 쿠르니코바는 서로의 이해가 딱 맞아떨어지면서 지난 시즌 후반부터 다시 한솥밥을 먹기 시작했다.
힝기스는 노장과 손발을 맞추다 보니 섹시 스타 쿠르니코바와 함께 할 때 같은 인기를 누릴 수 없었다. 95년 프로 데뷔 후 단식 우승이 없었던 쿠르니코바 역시 복식에서라도 우승하려면 최고의 기량을 갖고 있는 힝기스가 필요했다. 게다가 이 둘은 같은 매니지먼트 회사 소속에다 스폰서 업체도 같아 시너지 효과를 노린 전략적 제휴 요청을 받았다.
결국 힝기스와 쿠르니코바는 99년 처음으로 메이저 복식 우승을 맛봤던 호주오픈에서 3년 만에 정상에 복귀해 통산 12번째 타이틀을 합작하며 환상의 커플로 인정받았다.
특히 쿠르니코바는 이번 대회 단식 1회전에서 탈락했으나 복식에 전념하며 힝기스의 단식 경기가 있는 날에는 코트에 나와 응원을 하며 우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힝기스는 단식에서도 결승에 올라 26일 제니퍼 캐프리아티(미국)와 맞붙게 된 힝기스는 쿠르니코바의 박수를 받으며 2관왕에 오를 꿈을 꾸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한편 남자단식에서는 2000 US오픈 챔피언 마라 사핀(러시아)이 토미 하스(독일)에게 3-2(6-7, 7-6, 3-6, 6-0, 6-2)로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라 토마스 요한손(스웨덴)과 우승을 다투게 됐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