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기타]몸은 문화요 역사다 '왼손과 오른손' '에로틱한 발'

  • 입력 2002년 1월 25일 18시 06분


왼손과 오른손/주강현 지음/364쪽 1만2000원 시공사

에로틱한 발/윌리엄 로시 지음 이종인 옮김/376쪽 1만2000원 그린비

몸 무시하지 말 일이다. 인류사를 통해, 터럭 하나에까지 얼마나 많은 금기와 상징이 들러붙어 왔는가. 그 비밀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한 우리는 온전히 몸의 주인이 아니다.

‘왼손과 오른손’은 오른손을 한사코 ‘옳은(right)’손으로 간주하는 왼손 억압과 금기의 문화사. 왼손잡이라면 필기하기도 힘든 대학 강의실 의자에서부터 출발, 의복의 왼쪽 여밈과 오른쪽 여밈, 좌측 통행과 우측 통행, 궁궐과 사찰 설계에 까지 논의의 외연을 넓혀나간다. ‘곤지곤지’를 통해 아기적부터 오른손 우월의 신경훈련을 펼쳐나가는 뿌리깊은 민족적 전통도, 좌천(左遷)을 비롯해 왼쪽에 대한 언어습관의 홀대도 저자의 돋보기를 빠져나가지 못한다.

“이것은 단순한 손 이야기가 아니다. 오른손 무한 권력의 시대에 왼손의 연대를촉구하는 것은 마이너리티에 보내는 경의의 표시이며 문화다원주의의 희구이다”라고 저자는 서문에서 밝힌다.

‘에로틱한 발’은 제목 그대로 발과 신발이 지니는 성적 상징을 탐구한다. 발레리나 강수진의 발은 잠시 잊어버리자. 공리 주연의 영화 ‘홍등’에서 왜 주인님이 밤에 들 첩의 방에는 또각또각하는 발방망이질 소리가 그치지 않는가? 실용적인 면에서는 제로를 넘어 ‘마이너스’인 하이힐을 여성들이 거부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결론은, 발이야말로 에로틱한 공상을 주변에 전파하고 수신하는 ‘안테나’라는 것이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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