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이건희 '더 가까워지네'

  • 입력 2002년 1월 27일 14시 47분


이건희(李健熙) 회장의 삼성과 정몽구(鄭夢九) 회장의 현대기아차그룹 사이의 밀월 기류가 점차 양측 계열사로 확산, 재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기아자동차는 최근 영업사원들에게 업무용 노트북을 지급하면서 삼성전자 제품 4000여대를 나눠줬다.

이는 두 그룹간 협조관계가 형성되기 전인 지난해 초 현대자동차가 영업사원용 노트북을 현대 계열사 제품을 골랐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기아차측 실무자는 여러 회사 제품을 놓고 품질 가격 등을 비교한 결과 이같은 구매 결정이 내려진 것일 뿐 이라 말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대체로 이같은 결정은 지난해부터 나타난 삼성과 현대차간 화합무드가 일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추석에 이어 올해 설 선물상품 목록에 삼성전자 제품도 포함시켰다.

현대모비스측은 “지난해 추석 때 직원들에게 준 선물 가운데 삼성제품은 6개였으며 8400명 중 2200명이 이들 제품을 골랐다” 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특정회사 제품을 의도적으로 포함시키거나 배제하는 관행은 이제 하지 않을 것” 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삼성은 지난해 정몽구 회장의 권유를 이건희 회장이 받아들여 계열사 사장단 승용차로 현대차 에쿠스 100대를 구입한 데 이어, 올들어 승진한 임원 업무용 승용차로 르노삼성자동차의 SM5와 함께 현대차 그랜저XG도 고를 수 있도록 하는 등 실질적인 협력방안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도 법인카드의 하나로 삼성카드를 포함하는 방식으로 화답하고 있다.

<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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